개그맨 최양락이 자신의 라디오 하차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조용히 살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양락은 20일 오후 일간스포츠에 "이미 2달 전 다 끝난 일이다. 그냥 조용히 살고 싶다. 이해 바란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최양락은 지난 5월 13일을 끝으로 MBC 표준FM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에서 떠났다. "월요일에 뵙겠다"는 인사를 마지막으로 그의 목소리는 프로그램이 개편될 때까지 다시 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2주 동안 박학기가 최양락을 대신해 임시 DJ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5월 27일을 끝으로 폐지됐다.
그렇게 2달의 시간이 흘러 최양락의 라디오 하차를 둔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최양락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길 꺼려하고 있고 그를 대신해 아내 팽현숙과 MBC 측이 상반된 입장을 밝히고 있다.
MBC 측은 최양락의 라디오 하차와 관련 정치적 외압이란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MBC 라디오국 관계자는 20일 오전 일간스포츠에 "라디오국에서 개편이 되는 사실을 최양락에게 예우를 갖춰 전달했다. 그러고 나서 방송 클로징에서도 '월요일에 보자'고 했었는데 그다음 날부터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방송이 펑크날 뻔한 상황에서 박학기가 개편 전까지 2주 동안 임시 DJ를 맡아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편은 상시적으로 하는 개편이었다.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 외에도 여러 프로그램이 개편 대상이었다. 경쟁력 때문에 1년에 한, 두 번씩 하는 개편이다. 정치적 외압 같은 건 전혀 아니다. 최양락을 배려해서 그간 '개인사정'으로 2주 동안 진행하지 못한 거라고 전했던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최양락의 아내 팽현숙은 앞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전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하차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10년 넘게 이어져온 인기 프로그램 DJ를 그런 방식으로 밀어내서 청취자와 고별 인사도 하지 못했다"면서 "간판코너였던 정치시사 풍자가 갈등의 씨앗이었다.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성대모사로 현실을 풍자하는 '3김퀴즈' '대통퀴즈'가 인기였고 그때부터 안팎으로 외압이 있었다고 들었다. 이 일로 작가와 PD들이 많이 갈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연초부터 라디오국 간부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인사도 받지 않고 무시하거나 딴청을 피웠다고 들었다. 이제와서 생각하면 그게 '알아서 그만 두라'는 암시였던 셈"이라고 말하며 "14년 간 자신의 분신처럼 여겼던 프로그램인데 개인사정이란 이유로 그만둘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는 2002년 4월 1일부터 전파를 탔으며 14년 동안 방송됐다. 현재 최양락은 아내 팽현숙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주차장 관리를 하며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