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투나 UFC 선수를 말하는 게 아니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모습을 본 목격자들의 표현이다. 유로 2016 개최국 프랑스가 일부 국가 팬들 간 폭력 사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축구 열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러시아가 대표적이다. 러시아는 지난 12일(한국시간) 마르세유에 위치한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열린 B조 1라운드에서 잉글랜드와 충돌했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나 승점 1점씩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하지만 러시아 팬들은 무승부를 용납하지 않았다. 이들은 경기 종료 직전 잉글랜드 서포터스 구역으로 넘어가 주먹을 휘둘렀다. 케빈 마일즈 잉글랜드서포터스연합 회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인들은 매우 포악했다. 그들의 폭력은 명백히 계획된 범죄다"고 주장했다.
경기장 내 충돌은 빙산의 일각이다. 양국 서포터스는 경기가 열리기 사흘 전부터 마르세유 시내에서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 영국 가디언은 일부 잉글랜드 팬이 러시아 팬이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맞아 중태에 빠졌으며 최소 40여명이 부상 당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검찰이 13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폭력 사태 배후에는 훈련 받은 러시아인 15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러시아 극성 팬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이들은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전력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러시아 일부 팬들은 지난 유로 2012에서도 인종 차별적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난동을 부려 비난을 받았다. 당시 러시아 축구협회는 벌금 등 중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러시아 축구협회는 유로 2016 대표단에 악명 높은 극우주의자 알렉산더 슈피리긴 러시아서포터스연합 회장을 포함시켰다.
그는 유로 2016에 나서는 프랑스 대표팀 명단을 보며 "흑인이 지나치게 많다. 뭔가 잘못됐다"고 했을 정도로 악명 높은 인종차별주의자다. 축구 인권단체 페어 네트워크의 피아라 파워 전무이사는 14일 가디언을 통해 "슈피리긴은 러시아 관중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인물이다"며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잉글랜드 극성 축구 팬들인 '훌리건'의 잘못을 꼬집는 목소리도 있다. 유럽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2일 "잉글랜드인들은 다시 훌리건이 되려 하는가?"라는 칼럼을 통해 "잉글랜드인들은 다른 민족 및 국가를 경멸하는 우월주의에 사로잡혀 있다"며 이번 폭력 사태가 비단 러시아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