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은 지난 13일(현지시각) 제69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상영됐다.
전대미문의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주연 공유·정유미·김수안과 연상호 감독이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상영이 끝난 후 영화 팬들과 영화인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관객과 전문가들로부터 기립박수와 함께 찬사를 이끌어냈다. 월드 프리미어에 참석한 티에리 프레모 칸 국제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역대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이었다.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은 경쟁 부문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극찬했다.
공유는 "처음 참석하는 해외 영화제이고 그것만으로 이미 행복했다. 더불어 나를 잘 모름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갖고 열정적인 호응을 보여준 그들에게 너무도 감사했고 배우로선 매우 신선한 자극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개막 4일째인 14일엔 '아가씨' 프레스 스크리닝이 진행됐다. 처음 공개된 자리였다. 경쟁부문인 만큼 티켓을 구하기 힘들 만큼 관심이 집중됐다. 총 2000여 석이 빈틈없이 꽉 찼다. 전세계에서 온 많은 영화인들이 본 만큼 영화에 대한 해석은 다양했다.
'아가씨'는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은 아가씨와 그녀를 속여 결혼하려는 가짜 백작, 백작과 짜고 하녀로 들어간 소녀 숙희의 속고 속이는 관계를 그린 영화. 1930년대를 배경인 점과 극 중 김민희와 김태리가 표현한 '동성애'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영화에서 그린 동성애를 '아름답다'고 바라본 시각도 있었지만 잔인함과 에로티시즘이 지나치게 강조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찬욱 감독은 인터뷰에서 "이번 영화는 그동안 내가 해왔던 장르에서 약간 변형된 것이다. 하지만 난 장르 영화감독이다. 동성애와 같은 특정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그 안에서 개인이 차별을 극복하는 등의 인권 문제를 이야기하기 위함은 아니다. 동성애가 자연스러운 삶의 한 부분임을 묘사하고 했다. 또 식민지 시대 보다는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상영 후 다영한 의견이 나옴에 따라 '아가씨'의 수상에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박찬욱 감독이 2004년 심사위원 대상(올드보이) 2009년 심사위원상(박쥐)에 이어 칸에서 세 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될지 시선이 집중된다. 칸 영화제는 22일 폐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