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대표 골잡이들이 시즌 초부터 양보 없는 연속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티아고(23·성남FC), 아드리아노(29·FC서울), 권창훈(22·수원 삼성)이 뜨거운 '3파전'의 주인공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브라질 출신 공격수 티아고다. 지난 9일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 2016 홈 경기에서 1골을 터뜨린 그는 개막 후 정규리그 4연속 경기 득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12년 몰리나(당시 서울)가 세운 이 부문 종전 기록과 타이다.
티아고는 13일 전남 드래곤즈와 홈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면 5경기 연속골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티아고의 득점행진 뒤엔 성남의 간판 스트라이커 황의조(24)가 있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 공격수로 활약 중인 황의조는 올 시즌 상대 팀 수비의 집중 마크에 시달리고 있다. 황의조의 견제는 티아고에겐 기회다. 상대 수비수들이 황의조에 몰리면서 티아고에겐 빈 공간과 골 찬스가 생기기 때문이다.
2일 포항 스틸러스전 티아고의 골이 대표적인 사례다. 골지역에서 수비수 2명을 등진 채 받은 공을 받은 황의조는 논스톱으로 쇄도하던 티아고에게 볼을 내주며 골을 도왔다. 황의조는 "평소 같았으면 공을 잡고 돌아섰겠지만 수비가 많아 동료에게 내줬다"고 했다. 성남은 현재 리그 단독 선두(승점 10점)를 달리고 있다.
서울의 브라질 출신 공격수 아드리아노의 발끝도 티아고 못지 않게 뜨겁다. 아드리아노는 지난달 20일 상주전(1골)을 시작으로 정규리그 3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 중이다. 아드리아노의 활약 비결도 특급 스트라이커의 존재 덕분이다. 서울은 올 시즌을 앞두고 몬테네그로 출신 골잡이 데얀(35)을 재영입했다.
데얀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에서 뛰며 K리그 역사상 최초로 3년 연속(2011∼2013년) 득점왕을 차지한 전설이다. 2012년엔 31골로 K리그 역대 한 시즌 개인 최다골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아드리아노 역시 데얀에게 수비가 분산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최용수(43) 서울 감독은 "데얀의 헌신적인 플레이로 인해 아드리아노의 득점이 많아질 수 있다"고 만족했다. 아드리아노를 앞세운 서울은 리그 2위(승점 9점)에 올라있다.
외국인 골잡이 사이에 눈에 띄는 토종 공격수도 있다. 바로 권창훈이다.
그는 2일 상주전(1골)을 시작으로 10일 제주 유나이티드전(2골)까지 2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6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멜버른 빅토리(호주)전 1골을 더하면 3경기 연속 상대 골망을 흔들고 있다. 권창훈에겐 특급 도우미가 있다.
바로 같은 '왼발의 달인'이자 팀의 주장 염기훈(33)이다. 권창훈은 지난 시즌 도움왕 염기훈과 '찰떡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그는 최근 4골 중 2골을 염기훈의 패스를 받아 넣었다.
현역 시절 공격수로 뛰었던 이천수 JTBC3 FOX스포츠 해설위원은 "모든 공격수는 직·간접적으로 동료의 도움을 받아야 골을 넣을 수 있다.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거나 좋은 패스를 내주는 선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