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의 '갑질'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대한항공, 몽고식품, 대림산업에 이어 최근에는 미스터피자로 유명한 MPK그룹의 정우현 회장까지 '갑질 오너'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은 진전성 없는 사과로 일관하고 법적 처벌도 요리조리 피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다보니 오너 갑질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갑질 오너'는 보다 높은 수준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제 잘못 모르는 오너들
경비원 폭행 논란을 빚은 정우현 '미스터피자' MPK그룹 회장은 지난 9일 경찰에 출석해 "(경비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들에게는 "혐의를 인정한다"고도 했다. 정 회장은 3시간 가량 조사를 받은 뒤 돌아갔다.
하지만 사과의 진정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앞서 MPK그룹은 이 사건으로 논란이 일자 홈페이지에 고작 6줄짜리 사과문을 올려 여론의 눈총을 샀다. 정 회장의 이날 공개적인 사과도 경찰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에서야 이어졌다. 애초 사건이 일어났을 때 MPK그룹 측은 "일방적인 폭행은 없었다"며 사실을 부인하기도 했다.
경찰은 정 회장에 대해 감금이나 상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조사하고 있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피의자를 처벌하지 말아달라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 할 수 없지만 감금이나 상해죄는 당사자끼리 합의해도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정 회장을 서울서부지검에 폭행 혐의로 고발을 한 상태다.
사진=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을 일으킨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도 진정성 없는 태도로 눈총을 산 바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에게 5줄짜리 종이 쪽지 사과문을 전달해 비난을 샀다. 또 구속 수감 중에는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브로커와 거래한 사실도 드러났다.
조 전 부사장은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지만 이에 이의를 제기하고 항고해 2심에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했으며 조 전 부사장은 현재 자택에서 근신하며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사과문만 딸랑 올린 오너들
다른 회장들도 마찬가지다. 형식적인 사과만 하고 '사건 덮기'에 급급하다.
사진=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
지난 8일 수행 운전 기사에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을 받고 있는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은 공개 석상이 아닌 온라인상에서 사과를 해 비난을 받고 있다. 그는 해당 사건이 논란의 중심에 서자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자기 회사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그는 사과문에서 "젊은 혈기에 자제력이 부족하고 미숙했다"고 적었다.
지난 3월 23일 수행 운전기사 폭행 사건을 일으킨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3월 25일 연 주주총회에서 사과를 하면서 누구에게 하는 사과인지 모를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당시 이 부회장은 "제 개인적인 문제로 주주, 고객 및 모든 이해관계자분들과 대림산업 임직원들께 고통과 부담을 줬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갑질 오너들의 이 같은 불성실한 태도에 일부에서는 갑을 관계의 구조를 깨기 위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현행법으로 폭력행위나 협박죄를 처벌할 수 있지만 이 같은 경우는 '슈퍼 갑질'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높은 수준의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협동사무처장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등을 도입해 존엄성이나 인격을 유린한 행위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