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재도약을 노리는 LG에 든든한 지원군이 당도했다. '군필' 선수 중 확실한 즉시 전력 투수 임찬규가 그 주인공. 그는 데뷔 첫 해인 2011년 65경기(82⅔이닝)에 등판해 9승 6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신인 선수가 강하게 컸다. 승수는 구원 등판 때만 쌓았지만, 두 차례 선발 등판과 클로저 역할까지 해내며 '전천후' 면모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마운드 위에서 위축되지 않고 자신있게 공을 뿌였다.
이후 2시즌은 시련이 있었다. 불분명한 보직 탓에 자신의 투구 스타일을 확립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팔꿈치 부상까지 당했다. 결국 그는 멀리 바라보고 경찰야구단에 입단, 병역 의무부터 해결할 결심을 했다. 이후 인대접합수술까지 받으며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재활 기간이 있던 만큼 기량 향상이 두드러지진 않았지만, 한 남자와 선수로서 성숙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임찬규 역시 "힘든 시간을 보탰지만 정신적으로 단련이 됐다"고 돌아봤다.
지난달 6일 열린 LG 시무식은 소속팀에 복귀한 뒤 맞은 첫 공식 행사였다. 임찬규는 "자유롭게 운동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해맑게 웃었다. 그리고 봉중근의 선발 전환와 확정되지 않은 마무리 투수 등 아직 미지수가 많은 LG 불펜에 '만병통치약'을 자신했다. 그는 "개인 성적은 바라지 않는다. 공백이 생긴 자리에 투입돼 흔들리지 않는 마운드 전력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 풀타임을 목표로 멀리 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예년보다 유연해진 분위기 속에 1차 캠프를 성실히 마쳤다. 16일 오키나와 2차 캠프 출국을 앞두고 만난 임찬규는 "팔꿈치 수술 여파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목표로했던 투구수를 소화하고도 아프지 않았던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돌아봤다. 불안감을 떨친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졌다. 1차 캠프에서도 최대한 많은 투구수를 소화할 수 있도록 보직 결정에 연연하지 않고 준비했다. 임찬규는 "어던 보직을 맡더라도 대비할 수 있는 몸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2년 만에 돌아온 1군 무대, 1차 캠프까지 소화하면서 현실이 보였다. 자신을 향한 예상하지 못한 기대감도 부응하고 싶다. 그리고 더욱 다부지게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자신을 뛰어넘으려 한다. 임찬규는 "군대도 다녀왔다. 이제 더이상 갈 때가 없다. 앞을 막아선 벽을 맞서야 한다. 내 공, 메카니즘, 밸런스를 찾지 못하고 어떻게 다른 사람과 경쟁하겠나. 일단 나 자신과의 경쟁부터 이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