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 출전 중이다. 우즈베키스탄과 C조 1차전, 예멘과 2차전 모두 선발 출전했다. 2경기에서 각각 1도움씩 올렸다.
아직 골은 없다.
스트라이커는 득점으로 말하는 포지션이다. 기록만 놓고 보면 황희찬은 후한 평가를 받기 어렵다. 하지만 그에 대한 전문가, 팬의 평가는 찬사 일색이다. 만 스무살의 어린 공격수가 한국 축구 공격의 대들보로 성장할 자질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일 것이다.
◇색다른 유형의 스트라이커 황희찬은 어린 시절부터 주목받았다.
박지성과 이동국, 기성용, 이승우 등을 배출해 '스타의 요람'으로 유명한 차범근 축구대상을 2009년 수상한 '될성 부른 떡잎'이었다. 포항 유스 클럽인 포철중·고 시절 중고 무대를 평정했다.
차범근-최순호-황선홍-이동국-박주영으로 이어지는 한국 축구 스트라이커의 황금 계보를 이어갈 기대주로 꼽혔다.
하지만 그는 기존 공격수들과는 조금 다른 유형이다.
골문을 향한 직선적이고 저돌적인 움직임, 상대 수비수와 일대일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거침없는 드리블은 이전 선배들에게 보기 힘들었던 황희찬이 가진 독특한 장점이다. 황희찬 에이전트인 HK스포츠 매니지먼트 김홍근 대표는 "잘츠부르크는 구단 철학이 뚜렷한 팀이다. 굉장히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를 원한다. 재작년 말 잘츠부르크 입단 때 (황)희찬이가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어린 나이였지만 이런 특별한 스타일을 지닌 점을 구단이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한국의 득점 장면만 봐도 알 수 있다.
황희찬은 상대 진영 왼쪽을 완벽하게 돌파해 가운데로 땅볼 패스를 밀어줘 문창진의 골을 만들어냈다. 문창진의 첫 번째 페널티킥도 황희찬이 상대 수비를 벗겨내다가 얻어낸 것이었다.
그렇다고 섬세함이 떨어지지 않는다. 예멘전에서는 짧고 간결한 감각적인 패스로 권창훈의 선제골을 도왔다. 한 마디로 다재다능한 공격수다.
오스트리아 진출 초기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 가담도 좋아졌다.
유럽 리그는 공격수가 제대로 수비에 가담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 황희찬도 이 사실을 깨닫고는 부단히 노력해 적극적인 수비로 인정을 받았다. 율림픽팀에서도 상대를 전방에서부터 적극 압박하는 모습으로 신태용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득점포 가동 준비완료 그래도 득점이 아직 없는 건 아쉽긴 하다.
2경기에서 분명 찬스도 잇었다.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는 전반 시작과 함께 좋은 기회를 맞았는데 첫 번째 터치가 바깥쪽으로 흐르는 바람에 슈팅 각도가 좁아져서 결국 빗나가고 말았다. 예멘전에서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는데 슈팅이 막혔다. 다시 볼을 잡아 상대 골키퍼까지 제쳤지만 곧바로 수비수의 태클에 걸려려 두 번째 슈팅까지 연결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조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조만간 그의 득점이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
한국이 우즈베키스탄(2-1 승)에 이어 예멘을 5-0으로 크게 이기면서 8강 진출을 사실상 확정해 마지막 이라크와 경기 때 황희찬이 출전할 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신 감독은 이라크전에 주전을 대거 쉬게 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황희찬이 이라크전을 건너 뛰면 8강에서 득점포를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