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30·미네소타)가 남겨놓은 주전 1루수를 꿰차며 시작하는 시즌. 그는 "1루 수비와 장타력에 자신감이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염경엽(48) 넥센 감독은 윤석민을 올 시즌 1루수로 낙점했다.
그간 3루와 유격수, 지명타자 등으로 꾸준히 나서며 팀이 어려울 때마다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염 감독은 "이제 윤석민도 희생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을 때다. 정신적으로 성숙했다"고 했다.
고생 참 많이했다.
윤석민은 두산 시절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포스트 김동주'란 별칭을 얻었다. 그러나 수비가 불안정하고, 컨택트 능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2013시즌 뒤 트레이드로 '히어로즈'맨이 됐다. 넥센에 와서 서서히 타자 윤석민의 가치를 올렸다. 1루와 3루를 백업하는 동시에 지명타자로 나서며 클러치 능력을 뽐냈다. '가을야구'마다 이따금 터뜨리는 홈런과 타점은 팀에 승운을 가져다 줬다.
지난 시즌에는 유격수 도전에 나섰다.
강정호(29·피츠버그)를 대신해 생긴 공백을 채우고 타점을 생산하라는 뜻이었다. 2루수 서건창이 십자인대부상으로 이탈하고, 3루수 김민성 마저 빠지는 날이 늘어나면서 스프링캠프에서 준비한 유격수 수비 실력을 자랑할 기회를 거의 얻지 못했다. 신인 김하성이 유격수 자리에서 최상의 활약을 펼치며 주전을 꿰찼다. 윤석민 역시 중반기 이후 발가락 골절상을 입으면서 출장 기회가 적었다.
[ 윤석민 선수의 타격모습 ] 고생 끝에 성숙함이 찾아오게 마련이다.
염 감독은 윤석민을 박병호의 주전 1루수로 낙점하며 "정신적으로 성숙했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꽉 찬 나이에 여러 포지션을 돌고, 작지만 나름대로 성취도 얻어내면서 야구선수로서 절박함이 생겼다.
자신있다고 한다.
윤석민은 10일 본지와 통화에서 "박병호의 1루수를 맡는 것에 부담은 전혀 없다. 오히려 3루수보다 부담감이 덜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타와 타점 부분에서도 메이저리그와 FA(프리에이전트)로 빠져나간 동료들의 몫을 채워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난 시즌을 통과하면서 장타력에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나도 나이가 있다. 책임감을 가질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