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있는 경주에 1년 365일 다이어트만이 생존 전략이 된다. 항상 일정한 수준의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말의 능력이나 나이 등을 고려해 부담중량이 정해지는데 기수는 그 무게에 자신을 맞춰야 한다. 기수의 체중이 53kg이고 말의 부담중량이 52kg라면 기수는 그 말에 맞춰 1kg을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미 한계에 가까운 최소한의 체중을 유지하는 기수에게 1kg의 체중 감량은 고역 그 자체다. 게다가 자기 무게의 10배에 달하는 450~550kg의 말을 컨트롤해야하기 때문에 체격은 왜소하더라도 체력은 강해야 한다. 남성 기수에 맞서야 하는 여성 기수로서는 이중고인 셈이다.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활동하는 여자 기수 6명 가운데 3인의 체중 관리 노하우를 소개한다. 연초에 세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숨어 있는 지방 태우는 운동이 필수
렛츠런파크 서울의 얼짱 기수로 통하는 김혜선 기수(27·45kg)는 다부진 몸매로 유명하다.
2015년 '고객이 뽑은 기수'로 선정될 만큼 인기가 높다. 하지만 김 기수는 살이 잘 찌는 스타일이다. 때문에 거의 모든 다이어트 법을 다 시도해 봤을 정도로 고충이 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경마는 한번 경주를 뛰면 온몸이 땀에 젖을 정도로 힘든 운동이 맞다. 매일 운동을 반복하기 때문에 체중이 즉각 반응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체중 감량의 한계점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기승 훈련 외에 다른 운동을 병행한다."
그렇게 찾은 새로운 운동은 배드민턴과 볼링이다.
김 기수는 "(배드민턴의 경우)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평소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이용했더니 49.5~50kg을 왔다 갔다 하던 체중이 45kg으로 확 떨어졌다"며 "스스로 즐기면서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게 좋다. 억지로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기수이기 이전에 여자이다 보니 예뻐지고 싶은 마음은 당연한 거 아니냐"고 했다.
▶운동으로 출산 뒤 20kg 늘어난 체중 감량
렛츠런파크 서울의 역사와도 같은 이금주 기수(39·43kg)는 주부기수 1호라는 이색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주중 매일 새벽 5시30분부터 오전 9시까지 새벽 조교 훈련을 하는 것을 감안 하면 하루 일과가 거의 운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새벽 훈련이 체중 조절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고 한다. 출산 뒤 63kg의 체중을 43kg으로 줄인 그의 비법은 이렇다.
"일주일에 3~4회, 한번에 2시간 내외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그 이후에는 승마를 1시간 즐긴다. 식사는 하루 두 끼니(아침과 저녁)가 원칙이고 저녁 식사는 6시 이후는 먹지 않는다."
이 기수는 "이 중에서도 승마는 유산소 운동으로 체중 조절과 몸매 균형, 자세 교정 등의 장점이 많은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또 "식단만 조절하면 요요현상이 생긴다"며 "이런 부작용을 없애려면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최장신 기수, 혹독한 식단관리로 체중 관리
여자 기수 중에서 가장 키 큰 유미라 기수(32·47kg·161cm)는 체중 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수 활동을 하기 전 그의 몸무게는 53kg였다. 때문에 기수를 위해 4~5kg을 감량해야 했다. 문제는 조금만 음식을 먹어도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항상 식사량 조절을 위해 초긴장 상태가 된다. 이 때문에 요일별로 식단을 꾸렸다.
"경주 전 식사량을 줄이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자유롭게 식사를 하지만 경주일이 다가오면 과일과 단백질 셰이크로 식사를 대신한다. 기수후보생 시절부터 해왔던 습관이라 지금은 힘들지 않다."
유 기수는 이와 함께 평소에는 수영과 러닝 등 유산소 운동으로 체중 관리를 한다.
그는 "체중을 빨리 줄여야 할 경우에는 주중에 찜질방에서 수분 섭취를 최소화하면서 이틀에 최대 2kg까지 감량할 때도 있다"며 "그러나 이 방법은 일반인에게는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인의 경우에는 식사량을 먼저 체크하는 것이 우선이다. 자신도 모르게 고칼로리를 섭취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