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10대 그룹이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임원 승진자를 늘렸다.
재계 1, 2위인 삼성과 현대차는 15%가량 줄였지만 인수합병과 세대교체 등 이슈가 터진 한화, 현대중공업, GS, SK 등은 승진자를 최대 182%까지 늘렸다.
직급별로는 상무급에서 1011명이 승진해 가장 많았고 전무, 사장, 부회장이 모두 증가했다. 부사장만 유일하게 줄었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6일 10대 그룹의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조사한 결과 올해 임원 승진자는 총 1430명으로 지난해보다 62명(4.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임원 인사를 발표하지 않은 포스코와 한진은 제외됐다.
10대 그룹 임원 승진자는 2012년 1642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1534명, 2014년 1578명, 2015년 1368명 등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 4년 만에 증가했다.
인수합병을 가장 활발히 전개한 한화그룹은 124명을 승진 발령했다. 이는 작년보다 80명(181.8%) 늘어난 수치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방산·기계·무역·화약 등 부문에서 총 23명이 승진했고 한화케미칼 16명, 한화손보 10명, 한화생명 9명 등이 임원에 올랐다.
현대중공업은 118명이 승진해 작년보다 58명(96.7%) 늘었다. 5년 이래 최대의 승진 규모다. 계열사별로는 현대중공업에서 가장 많은 33명이 승진했고 이어 현대오일뱅크 12명, 현대미포조선 7명 등이다.
이어 GS는 66.7%(40명), SK 37.4%(158명) 등이었다.
반면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은 301명이 승진하면서 작년보다 55명(15.4%) 감소했다. 삼성전자에서만 39명 줄었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삼성토탈 매각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도 368명에 그쳐 지난해보다 67명(15.4%) 떨어졌다. 현대로템이 11명 줄어든 것을 비롯해 현대건설 8명, 기아차·현대모비스 각 7명 등 주요 계열사의 승진자 수가 전년보다 줄었다. 롯데와 LG는 각각 3.9%(8명), 3.9%(5명) 감소했다.
조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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