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시즌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군 그라운드의 사건·사고를 월별 검색어와 댓글로 정리했다. 올 한 해 야구 팬들이 많이 찾으며 숱한 화제를 불러 모은 검색어와 팬들이 직접 단 베스트 댓글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1월 리즈 이탈
힘찬 출발을 알렸던 LG 스프링캠프에 악재가 날아들었다. 외국인 투수 리즈가 무릎 부상으로 캠프에서 이탈했다. 재활 후 복귀까지는 최소 4개월가량이 걸릴 것으로 점쳐지더니 돌연 메이저리그 토론토와 계약을 하며 LG의 뒤통수를 때렸다. 2013시즌 내내 몸에 맞는 볼로 리그를 공포에 떨게 했던 그가 '헤드샷 규정' 제정 후 국내 리그와 등을 진 것이다.
<베스트 댓글> "리즈 한 명 빠짐으로 크보(KBO) 데드볼 개수가 눈에 띄게 줄겠구나. ㅋㅋㅋ" 베스트>
◇ 2월 류현진 다이어트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인 2013년 14승(8패)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둔 류현진(LA 다저스)이 2년차 징크스를 피하기 위해 살을 깎는 고통을 겪었다. 다저스 입단 당시 몸무게가 116kg였던 그는 이후 식이요법 등의 노력으로 9kg가량을 감량했다. 다이어트를 위해 좋아하던 햄버거도 끊었다는 후문이 돌았다. 류현진의 다이어트 전후 사진은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다이어트 덕분이었을까. 류현진은 올해도 14승(7패)을 거두며 팀 3선발 자리를 굳혔다.
<베스트 댓글> "어…. 그러니까 어디가 다이어트한 사진이죠??" 베스트>
◇ 3월 강지광 홈런
넥센 강지광이 시범경기를 뜨겁게 달궜다. 그의 시범경기 성적은 12경기에서 3홈런 5타점 타율 0.294. 강지광은 2009년 LG에 투수로 입단한 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넥센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타자로 전향했다. 타자 첫 해 시범경기에서 무서운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강지광에 대해 염경엽 넥센 감독은 "포스트 강정호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지광이 박병호, 서건창에 이어 LG 출신 넥센 선수의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베스트 댓글> "믿고 쓰는 LG산 거포 3호 강지광 선수." 베스트>
◇ 4월 윤희상 급소
SK 윤희상이 마운드에서 '억' 소리 나는 경험을 했다. 4월25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김문호의 타구에 급소를 강타 당했다. 고통스러운 듯 그 자리에 주저앉은 그는 병원 정밀검사 결과 큰 이상이 없었지만, 통증이 심해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열흘간 휴식했다. 이후 1군에 복귀한 윤희상은 한동안 급소 보호대를 차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 아픔' 때문에 한동안 날아오는 타구가 무서웠다고.
<베스트 댓글> "기적을 빕니다 무사고환 기원~!!" 베스트>
◇ 5월 김응용 퇴장
참을 만큼 참다, 갈 때까지 갔다. 김응용 한화 감독이 5월21일 목동 넥센전에서 심판의 3루쪽 페어-파울 타구 판정에 항의하다가 선수단 철수를 명령해 퇴장 처분을 받았다. 김 감독은 전날(20일) 경기에서 오심(홈 세이프 판정)으로 패한 분을 삭히지 못하고 폭발했다. 김 감독의 퇴장 가운데 명장면으로는 1997년 6월29일 잠실 해태-LG전에서 심판에게 어필하러 나왔다가 난데없이 관중이 던진 참외에 뒤통수를 맞은 것이 꼽힌다. 당시 김 감독은 맞은 것이 맥주병인 줄 알고 죽는 줄 알았다고.
<베스트 댓글> "그 동안 많이 참으셨네. ㅎㅎ 잠실참외민주화운동 유공자 김응용 감독님…." 베스트>
◇ 6월 찰리 노히트노런
NC 찰리가 6월24일 잠실 LG전에서 9이닝 동안 단 한 타자에게도 안타를 허용하지 않고 볼넷 3개만을 내줘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외국인선수 첫 노히트노런이자 2000년 송진우(당시 한화) 이후 14년 만의 대기록이다. 올 시즌 리그가 극심한 타고투저 양상으로 흘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었다. 반면 찰리의 공에 힘 한 번 못써본 LG는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면서 씁쓸함을 남겼다.
<베스트 댓글> "사랑한다 LG~ 사랑한다 LG~." 베스트>
◇ 7월 서건창-안치홍 탈락
예상치 못한 결과에 팬들은 의아해했다.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최종엔트리 2루수 부문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최다 안타' 서건창도, '뜨거운 타격을 자랑한' 안치홍(KIA)도 아니었다. ;근성의 사나이' 오재원(두산)이 류중일(삼성) 대표팀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최대 격전지였던 만큼 논란도 컸다. 류중일 감독은 "오재원을 낙점한 것은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오재원은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고 대주자로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에서 탈락한 안치홍은 시즌 후 곧바로 군 입대를 선택했다.
<베스트 댓글> "이병… 안치홍…." 베스트>
◇ 8월 찰리 ‘조카신발’
6월 노히트노런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달성한 찰리가 이번에는 좋지 않은 일로 구설에 올랐다. 찰리는 8월3일 문학 SK전에 선발등판해 1회 구심의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다 퇴장당했다. 당시 그는 유창한 한국어 욕설을 구사했는데, 심판을 향해 외친 '조카신발'은 이후 팬들 사이에 화제가 되며 찰리의 '욕 선생님'이 누구냐는 궁금증까지 불러일으켰다. 결국 찰리는 제재금 200만원과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40시간의 징계를 받았다.
<베스트 댓글> "조카사랑이 지극하네. 신발까지. 어휴. 완전 몇 번을 돌려봐도 너무나 정확한 입 모양에 깜놀했지. 도대체 어디서 누구한테 배운걸까??" 베스트>
◇ 9월 조인성 시구
9월14일 대전 한화-KIA전에서 흥미로운 만남이 이뤄졌다. 연예인 조인성이 시구, 한화 포수 조인성이 시포자로 나서면서 '조인성이 던지고 조인성이 받는' 광경이 펼쳐졌다. 조인성은 이날 프로 선수 못지 않은 능숙한 와인드업 자세와 시구로 팬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시구를 마친 뒤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경기를 끝까지 관전했다. 조인성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이날 대전구장에서는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조인성은 한화의 오랜 팬으로 한화 조인성과의 친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베스트 댓글> "한화 팬하면서 스트레스 안받았으면 얼마나 더 잘 생겨졌을까?" 베스트>
◇ 10월 마야 손가락
화해는 했지만 개운치 않은 뒷맛은 남았다. 10월11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한 두산 외국인 투수 마야는 4회 1사 1·3루에서 박경수의 스퀴즈 번트로 추가 실점하자 LG 더그아웃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내밀며 뭔가 말을 했다. 스페인어로 욕을 했다고 판단한 양상문 LG 감독이 마야를 향해 걸어나왔고,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오면서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다. 다음날 마야가 LG 더그아웃을 찾아 양상문 감독에게 직접 고개 숙여 사과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베스트 댓글> "두산 '중지가 미래다'" 베스트>
◇11월 롯데 CCTV
롯데가 지난 4~5월 선수들의 원정 숙소 출입 시간을 체크하기 위해 호텔 측에 CCTV 영상을 요구한 사실이 밝혀져 큰 파장을 일으켰다. 자신들이 감시를 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선수들은 구단 측에 항의했다. 이후 선수단과 프런트 사이 불신의 골은 깊어졌다. 팬들도 구단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롯데는 이미지 추락을 감수해야 했다.
<베스트 댓글> "장보리보다 더한 막장드라마." 베스트>
◇ 12월 박충식 VS 김성근
박충식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사무총장과 김성근 한화 감독이 비활동기간 단체훈련 금지를 두고 맞붙었다. 김성근 감독은 "비활동기간 훈련 금지는 자살 행위"라며 12월 일본 오키나와 캠프를 계획했으나, 선수협이 이를 강하게 제지하자 취소했다. 이후 넥센의 일부 선수들이 목동구장에서 코치들과 함께 훈련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자, 박충식 총장은 "몇 년 동안 잘 지켜져 왔던 비활동기간 합동훈련 금지 규정이 김성근 감독님이 오면서 깨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감독은 "선수협에 문의했고, 그에 따랐다. 왜 나를 거론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