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투수 이동현(31)은 지난 6일 김윤주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동현의 결혼식은 야구계에서 화제가 됐다. 양상문 LG 감독이 처음으로 선수 결혼식의 주례를 맡았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그간 지인의 부탁을 제외하고 선수들의 결혼식에는 주례를 서지 않았다. 감독과 선수는 공과 사를 구별해야 하는 관계인데, 선수의 주례를 보게 되면 그렇게 되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양 감독이 이동현의 결혼식 주례를 하게 된 건 13년 전의 약속 때문이었다. 이동현이 입단 첫 해인 2002년 당시 투수 코치였던 양 감독에게 주례를 부탁했고, 양 감독은 흔쾌히 승낙했다. 13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약속은 유효했다. 이동현은 양 감독에게 주례를 부탁했다. 양 감독은 "약속은 약속"이라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동현의 주례를 서기로 했다.
그러나 양 감독은 주례 단상에 서지 못했다. 결혼식 당일 부친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미안한 마음에 이동현에게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양 감독의 빈자리는 남상건 LG 스포츠단 사장이 대신했다. 남 사장은 이동현 뿐만 아니라 손주인(6일), 윤지웅·유원상(이상 7일)의 결혼식에도 주례를 섰다. 그는 "우리 선수들의 좋은 일 아닌가.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했다.
남 사장은 7일 저녁 유원상의 결혼식 주례를 본 뒤 홀로 밤 기차를 이용해 부산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양 감독의 빈소을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양 감독은 선수들의 주례를 모두 마치고 부산까지 찾아온 남 사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남 사장은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라며 되려 양 감독을 위로했다. 이날 차명석 수석 코치와 김동수 2군 감독, 노찬엽 타격코치가 양 감독의 빈소를 지켰다. LG 선수단은 6일 밤 구단 버스를 이용해 조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