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현역 시절 최우수선수와 득점왕을 7차례나 수상한 바 있는 `여제` 정선민이 하나외환에서 코치로 새 도전을 시작한다. ]
사진=WKBL 제공여자프로농구 현역 시절 최우수선수와 득점왕을 7차례나 수상한 바 있는 `여제` 정선민이 하나외환에서 코치로 새 도전을 시작한다. ]
사진=WKBL 제공
"선수들 사이에 패배의식이 팽배했다. 이를 걷어내겠다."
'여왕' 정선민(40)이 여자 프로농구(WKBL)에 돌아왔다. 행선지는 부천 하나외환이다. 박종천(54) 감독이 이끄는 하나외환은 올 시즌 WKBL에서 1승 8패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한종훈 사무국장은 "우리 팀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그동안 박종천 감독과 신기성(39) 코치 두 분이 팀을 이끈다고 고생이 많았다"며 "퓨처스리그 및 여자 선수들과 소통을 위해 정 코치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퓨처스리그는 2군리그로 오는 5일부터 시작된다. 박종천 감독도 "역할 분담을 잘할 것이다. 경험이 많기 때문에 우리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선민 코치는 1993년 SKC에 입단해 성인 무대에 데뷔했다. 신세계(하나외환의 전신)와 KB국민은행, 신한은행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9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 진출하기도 했다. WKBL무대에서는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각각 7번이나 차지한 '여제'였다. 정규리그 통산 평균 19.6점·7.6리바운드·4.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12년 은퇴한 뒤 대표팀 코치를 지냈고, 지난해에는 남자팀인 인헌고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정 코치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 WKBL 코치로 돌아온 소감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신이 없다. 학교를 통해 갑자기 제의를 받았다. 시즌 중간에 오게 돼 얼떨떨하다. 어제 밤에 팀에 합류했다. 이제 선수단의 몸상태를 파악하는 단계다. 언젠가 프로에 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시기가 빨라졌다."
- 하나외환은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데.
"당장 좋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내가 와서 갑자기 이길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난 선수가 아니다. 코치 역할을 충실하게 해 분위기를 바꾸는데 노력할 것이다. 팀에 합류해 가장 많이 한 말이 '괜찮아. 잘 될거야'란 말이었다."
- 하나외환의 전신인 신세계에서 WKBL(1998년 출범)을 시작했다. 꼴찌후보였던 팀을 1999년에 정상에 올려놨다.
"1998년 신세계가 창단하며 농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당시 정선민은 SKC 농구단이 IMF 위기로 해체돼 선수생명에 위기를 맞았다). 프로출범부터 함께 한 팀이다. 당시 나는 전성기였다. 추억과는 별개의 문제다. 선수와 코치의 역할은 다르다."
- 남고부팀인 인헌고를 이끌고 있었는데.
"남자와 여자 선수들은 성격이나 성향이 완전히 다르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런데 하나외환에서 제안이 왔을 때 학교에서 먼저 '기회가 왔을 때 잡아라'고 말해줬다. 고마운 마음이 크다."
-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하나외환은 매 경기 잘하고도 역전패를 하더라. 그러다보니 자괴감과 패배의식에 빠져 있다. 그런 부분을 반전시키는 일을 먼저 할 것이다. 또 박 감독님이 계산하는 부분을 최우선적으로 돕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확실한 팀 색깔은 물론 강인한 팀으로 거듭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