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민석(강해준)은 28일 방송된 tvN 금토극 '미생'에서 어렵게 꺼낸 강하늘(장백기) 속내에 꾸밈없는 말로 그의 불안감을 진정시켰다.
극중 우직함과 꼼꼼함이 필요한 철강팀의 대리이자 뚜렷한 주관을 지닌 원칙주의자. 초반 자신의 스펙과 능력을 과신해 급하고 오만한 신입 강하늘을 없는 사람처럼 대하며 '숨죽이기'를 하는 등 좀처럼 마음을 드러내기보다 상대가 알아차릴 때까지 잠자코 기다리는 인물이다.
이러한 오민석의 깊은 뜻을 강하늘이 느낀 것도 불과 얼마 전. 오민석이 수없이 강조했던 작은 것들의 귀중함을 깨달은 강하늘은 삐딱했던 태도를 버리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와 적극성을 내비쳤지만 그럼에도 고요하고 견고한 오민석은 쉽게 곁을 내어주지 않았다. 이전보다 조금은 가까워졌다고 생각했으나 지각 한 번을 봐주는 법 없는 여전한 원칙주의자였다.
자만에 가까운 자신감을 지녔던 강하늘은 점차 풀이 죽어갔다. 특히 선배들의 독려 속 승승장구하는 동기 임시완(장그래)를 보며 스스로 초라하다 생각하게 됐다. 의욕도 사라지는 듯했다. 오민석에게 고민상담을 하고 싶은 마음도 말하지 못한 채 혼자 고민을 껴안고 있었다. 가까운 듯 아닌 듯 모호한 이들은 우연히 사우나에서 마주치게 되며 어색함의 방점을 찍었다.
강하늘은 오민석의 눈치를 보고 뜨거운 탕 안에서도 나가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며 온몸이 발갛게 익을 때까지 참는 등 소심함의 끝을 보였다. 하지만 우연을 기회로 만들 듯, 뒤돌아서 나가는 오민석에게 용기를 짜내어 술 한 잔을 청한 강하늘은 결국 그토록 바랐던 위안을 얻게 됐다. 마치 또 하나의 딱딱한 껍질을 벗은 것처럼 오민석의 진심 어린 말이 위로와 깨달음을 동시에 준 것이다.
오민석은 이러한 강대리의 변화를 세심하게 표현했다. 조금씩 미묘하게 달라지는 장백기를 대하는 태도와, 상대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무심한 듯 진정성을 실은 목소리 톤이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매 장면마다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좋은 연기와 캐릭터를 살리는 자연스러움이 오민석을 애청자들 사이 '갖고 싶은 선임'으로 손꼽히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