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집안은 달랐다. 삼성의 중심 타자 박석민이 부상으로 결장하자 백업 조동찬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조동찬은 1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 6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2타점·2득점으로 활약했다. 4안타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안타와 타이 기록이다. 조동찬은 지난해 4월14일 목동 넥센전에서 6타수 4안타·4타점·4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은 조동찬의 활약과 선발 장원삼의 6이닝 3실점 호투 속에 LG를 10-3으로 제압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박석민이 어제(15일)에 이어 오늘도 쉰다"며 "옆구리 근육이 조금 찢어졌는데, 지금은 회복이 많이 됐다. 방망이를 돌릴 때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박석민을 대신해 조동찬이 3루수로 선발 출장한다"고 밝혔다. 박석민은 올 시즌 92경기에서 타율 0.313·23홈런·64타점을 올리며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박석민의 이탈로 삼성은 공격력 약화가 우려됐다. 그러나 기우에 불과했다. 박석민을 대신해 선발 기회를 잡은 조동찬이 펄펄 날았다.
출발부터 산뜻했다. 조동찬은 1-0으로 앞선 2회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우규민을 맞아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이어 박해인의 안타 때 3루까지 내달렸고, 이지영의 내야 땅볼 때 홈을 밟아 득점에 성공했다. 타격감을 끌어올린 조동찬의 방망이는 힘차게 돌아갔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우전 안타를 만들어낸 그는 4회에도 안타를 추가했다. 5회에는 2사 1·2루에서 바뀐 투수 신동훈을 공략해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1군 복귀 후 올린 첫 타점이었다.
4안타를 달성한 조동찬은 8회 다섯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안타 1개를 더 추가하면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안타 신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었다. 그러나 LG 세 번째 투수 윤지웅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대기록 달성을 다음으로 미뤘다. 마지막 타석을 물러나는 그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박석민의 공백이 우려됐지만, 조동찬이 너무 잘해줬다. 좋은 타격감을 꾸준히 유지하길 바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