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51) 삼성 감독이 14일 문학 SK전 승리 뒤 홀가분한듯 밝게 웃는다. 특유의 재치로 승리 소감을 밝혔지만, 1점 차 팽팽한 승부에서 웃었을 때만 찾아오는 기분좋은 짜릿함이다.
삼성은 14일 SK전에서 2-1로 승리하며 4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선두 삼성은 이날 승리로 63승29패2무를 기록하며 2위 넥센과 7경기 승차를 유지했다. 그런데 최근 4연승 과정을 보면 삼성이 왜 1위팀인지 보여준다. 바로 박빙의 1점 차 승부에서 계속 웃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은 최근 4경기 연속 1점 차 승부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지난 8일 롯데전에서 10-9로 승리한 뒤, 9일 넥센전(9-8 승), 11일 넥센전(7-6 승), 14일 SK전(2-1 승)까지 모두 1점 차로 이겼다. 9일 넥센전을 제외한 나머지 세 경기는 7회 이후 결승점이 나왔다. 불펜이 경기 후반 동점을 내준 경우도 있지만, 어찌됐든 승리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삼성의 뒷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8일 롯데전에서는 9회 말 채태인의 끝내기 안타가 터졌고, 11일 넥센전에서는 연장 10회 2사 1, 3루에서 이승엽의 결승타가 나왔다. 전날(14일) 경기에선 1-1 동점이던 7회 한꺼번에 주루사 2개가 나오며 2아웃이 됐지만, 이후 김상수의 안타-도루에 이은 나바로의 1타점 결승 2루타가 나왔다. 류중일(51) 삼성 감독은 "필승조가 잘 막아주고 있고, 1점차 승부에서 귀중한 결승타가 꼭 터진다"고 흡족해했다.
삼성이 1점 차 승부에서 가장 강하다는 것은 기록으로 증명된다. 삼성은 14일 현재 1점 차 승부에서 18승7패를 기록하며 승률 1위(0.720)를 지키고 있다. 특히 후반기 14경기에선 총 6차례의 1점 차 승부가 있었는데, 그중 5승(1패)을 거뒀다.
1점 차 승리는 팀의 힘을 보여준다. 1점 차 리드를 지켜낼 만큼 불펜진이 탄탄해야 하고, 타선도 경기 막판 강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또 견고한 수비도 꼭 뒤따라야 한다. 이같은 팽팽한 승부에서 이긴다면 선수단의 자신감을 더욱 높아질 수 있다. 특히 큰 경기에서는 1~2점이 팀의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류중일 감독은 "득점을 많이 내고 대량 실점을 하는 경우는 1년에 몇 경기가 안 된다. 1점 차 박빙의 승부에서 이기는 팀이 강한 팀이다"고 흡족해했다. 이어 "마운드와 타선, 그리고 수비까지 모두 뒷받침돼야 한다"며 "선수들한테 물어보면 경기 후반까지 뒤져 있어도 '질 것 같다'는 생각이 안 든다고 하더라"고 얘기했다. 마해영 베이스볼긱 위원은 "삼성이 전날 SK전에서 한 이닝에 2개의 주루수를 범했지만 곧바로 어떻게든 1점을 만들어냈다. 또 1점 차를 지켜내는 야구를 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