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베이 골프장은 평균 15cm의 가혹한 러프 세팅으로 유명하다. 한 선수가 발목까지 빠지는 러프에서 어프로치 샷을 하고 있는 모습.
골프에서 평균 15cm(최저 10cm~최대 20cm) 러프면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할까. 솔직히 이 정도 길이면 발목까지 잠기는 수준이다. 볼이 떨어진 위치를 알아도 찾기가 힘들다. 설령 공을 찾는다고 해도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일단 러프에 공이 떨어졌다면 기본적으로 1타를 잃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한 번에 나오지 못하면 스코어는 눈덩어리처럼 불어난다.
31일부터 8월 3일까지 나흘간 충남 태안에 위치한 골든베이 골프장(파72·6631야드)에서 열리는 2014 한화금융클래식의 코스 세팅에 대한 얘기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미 '괴물' 코스로 정평이 나 있다. 한화호텔 & 리조트의 이승용 상무는 "메이저 대회 그 이상의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코스세팅을 1년에 걸쳐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강행하고 있다"며 "다양한 형태의 러프를 직접 경험하게 함으로써 정확성이 생명인 골프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올해 이 코스의 러프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거나 조금 더 길어졌지만 페어웨이 폭은 더 넓어졌다. 작년에는 페어웨이와 바로 인접한 A러프와 헤비 지역인 B러프의 구분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A러프 지역을 확실하게 만들어 페어웨이가 넓어진 효과를 준다.
그래도 이 코스에서는 무모한 장타는 금물이다. 핀 공략 때도 그린을 놓치면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볼이 러프 깊숙이 묻혀 있게 되면 직접 볼부터 타격할 수가 없다. 그만큼 스핀을 걸 수가 없기 때문에 볼이 멀리 도망간다. 이럴 땐 헤드 페이스가 닫히거나 열리지 않도록 클럽을 단단하게 잡고 샷을 해야 한다.
총상금 12억원에 우승상금만도 3억원이 걸려 있는 이 대회는 미국 LPGA파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2011년 이 대회 초대챔피언인 최나연(27·SK텔레콤)을 비롯해 유선영(28·JDX멀티스포츠), 김인경(26·하나금융그룹), 지은희(28)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최나연은 "이 코스 세팅은 정말 간단치 않다. US여자오픈보다 더 거칠고 강력한 러프로 무장돼 있다. 누가 더 인내심을 갖고 플레이하느냐가 승부의 열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