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시연(35)이 다사다난했던 1년 반을 보내고 안방극장으로 복귀한다. 오는 9월 첫 방송되는 TV조선 '최고의 결혼'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다. 앵커로 화려한 삶을 살다가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만 낳아 기르는 '비혼모' 차기영 역을 연기한다. 드라마 복귀는 KBS 2TV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이후 1년 8개월 만. 지난해 11월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뒤 불과 8개월 만에 연기 활동을 재개해 '너무 이른 복귀'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시연 역시 여론을 예상하지 못 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태어난 딸을 위해서 복귀를 서둘렀다. 시놉시스를 보고 한 눈에 반해 작품을 놓치기 싫은 마음도 컸다. 박시연은 "처음엔 복귀를 망설였다. 하지만 아이가 커서 대화를 할 수 있을 때 엄마의 커리어에 대해 자신있게 말하고 싶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 열심히 사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복귀가 너무 빠른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 역시 갑작스럽긴 했다. 복귀를 언젠가 해야지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 시기를 정하진 않고 있었다. 또 복귀 시기는 나 혼자만의 선택과 결심으로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최고의 결혼' 출연 제의를 받았다. 제작진이 4부까지 대본을 주는데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작품과 캐릭터였다. 이 작품을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또 아이가 좀 더 커서 말을 할 수 있을 때 엄마는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며 대표작을 자신있게 보여주고 싶었다. 이 작품은 대표작이 될 것 같았다. 여러가지 이유로 포기하기 힘든 작품이었고, 복귀를 결정했다."
-가족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과연 지금 활동을 하는 게 맞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 때 남편과 가족이 내 선택을 존중한다는 얘기를 해줬고 날 많이 믿어줬다."
-지난 1년 반동안 힘든 시기였다.
"잘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실수와 잘못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했다. 힘든 시기에 아이를 임신하면서 더 걱정을 많이 했다. 뱃속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까봐 마인드컨트롤을 하려고 노력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 덕분에 마음을 더 잡을 수 있었고, 아이를 위해 좋은 생각을 많이 해서 산후우울증도 없이 잘 버텨온 것 같다."
-공백기 동안 많은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앞으로 행동과 말 모두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잘못으로 인해 가족까지 상처받고 함께 고통스러워야한다는 게 너무 미안했다.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와서 소중한 게 뭔지도 몰랐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하고 싶은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면서 살아야겠다.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어머님은 '우리 며느리, 잘 할거다. 믿는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가족들이 나를 믿고 안아줘서 고맙고 죄송했다."
-출산을 했는데 출산 전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임신하고 22kg이 쪘다. 출산후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20kg를 감량했다. 살이 안 빠져서 너무 고생했다.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먹는걸 워낙 좋아하는 편인데 요즘엔 밥 대신 옥수수와 고구마를 삶아먹는다."
-육아와 연기를 병행하는 게 힘들진 않을까.
"친정 엄마와 남편을 비롯한 가족들이 많이 도와준다. 얼마 전부터 드라마 촬영을 시작했는데 밤 늦게 집에 가도 다음 날 먹을 옥수수를 삶고, 이유식을 만든다. 아이가 생기고 더 열심히 사는 것 같다."
-최근 드라마 촬영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연기하는데 어렵진 않았나
"첫 신을 찍기 전 날 너무 떨려서 잠을 설쳤다. 전 날 새벽 2시부터 5시까지 계속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데뷔할 때도 이렇게 떨리진 않았던 것 같다. 이렇게 천 번 만 번 연습을 하고 대본 리딩을 하고 촬영에 들어간 건 처음인 것 같다. 지난 10년 동안 활동하면서 작품이 끝나자마자 바로 다음 작품을 들어가서 준비할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여유롭게 준비해서 연기 수업도 다시 받고, 대사도 정말 잘 외워서 촬영을 했다."
-파트너 배수빈과의 호흡은.
"잘 맞는다. 수빈 오빠는 대화를 통해서 많이 가까워졌다. 수빈오빠도 최근 아빠가 됐다. 서로 아이들 키우는 얘기를 하면서 친해졌다. 남자 배우와 육아 얘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게 신기하다."
-앞으로 목표는.
"이 드라마를 잘 끝내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내년 초에 임신하기 직전에 찍은 할리우드 영화 '더 라스트 라이츠'가 개봉할 것 같다. 드라마를 끝내고 자연스럽게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김희애 선배님처럼 아이도 잘 키우고, 연기도 잘하고, 자기 관리도 잘하는 여배우로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