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과 NC는 16일 각각 롯데와 두산을 물리치고 2·3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두 팀은 이날 승리로 위기관리 능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넥센(48승1무33패)과 NC(46승32패)는 5할 승률에서 각각 +15, +14승을 기록하며 서로 반 게임차를 유지한 채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았다. 두 팀은 올 전반기 '돌풍의 주인공'들이다. 당초 넥센은 1·2군의 기량 차가 상대적으로 커 백업이 불안해 보였고, NC는 1군 2년차로서 선수들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넥센과 NC는 3년 연속 통합 챔피언의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한 삼성을 위협할 정도로 탄탄한 행보를 이어갔다. 고비는 두 팀 모두에 있었으나 팀내 활발한 소통과 일관성 있는 리더십를 통해 슬기롭게 극복했다. 위기를 이겨내는 시간도 짧았다.
맞춤형 훈련으로 우회돌파
위기는 넥센이 먼저 겪었다. 4월까지 1위를 달리던 넥센은 불펜투수 조상우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선발투수들이 잇달아 부진에 빠지면서 마운드가 흔들렸다. 5월(11승13패) 한 달 동안 반타작 승부도 하지 못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서두르는 대신 돌아가는 전략을 선택했다. 부진한 투수 문성현과 오재영에게 2군에서 ‘제2 스프링캠프’를 치르도록 하면서 컨디션을 되찾게 했다. 그러면서도 6월 6할대 승률(0.650, 13승1무7패)을 달성하는 뚝심을 보였다. 시즌 도중 영입한 외국인 투수 소사가 3연승, 구원투수 김영민은 4승무패 1홀드를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이를 바탕으로 톱타자 서건창과 중심타자 박병호 강정호 유한준의 맹타가 이어지며 승리를 쌓았다.
넥센은 스프링 캠프부터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기보다는 핵심선수에 맞추는 훈련으로 주목을 받았다. 일부에서는 ‘과연 무더위 속에서도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까’라는 우려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의 성적은 넥센 코칭스태프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믿음의 소통으로 유비무환
NC도 6월 들어 위기가 찾아왔다. 1위 삼성에 턱밑까지 추격했다가 연패를 당한 후 롯데에 3연패하는 등 5승8패를 기록하며 넥센에 밀려 3위까지 내려 앉았다. 팀 타선이 집단 침체를 보이자 잘 던지던 외국인 선발마저 휘청거렸다. 더욱이 NC는 선수들 대다수가 슬럼프를 극복해본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와 선수, 그리고 선수 상호간 끊임없는 소통으로 쌓아온 신뢰가 빛을 냈다. 타선은 다시 원기를 회복하며 적시타를 터트리기 시작했고, 찰리가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며 분위기를 되돌렸다.
코칭스태프의 일관된 메시지가 큰 힘이 됐다. 김경문 NC 감독은 외국인투수에게 책임감을, 백업선수에게는 자존심을 일깨우며 전력 이탈을 예방했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발에게 ‘7회까지는 네가 책임지라’며 실점 위기에서도 가급적 교체하지 않았다. 백업들에게는 ‘기회를 자주 못 줘 미안하다’고 말하면서도 사기가 꺾이지 않도록 틈나는 대로 출장시켰다. 모처럼 기회를 잡은 이들은 타석에서 마운드에서 폭발하곤 한다. ‘기회는 온다’는 믿음으로 준비를 철저히 하기 때문이다. 이는 NC의 돌풍을 이끈 보이지 않는 전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