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사라졌던 프로야구 응원단 활동이 10일 다시 시작했다. 각 팀 응원단은 호루라기와 북, 스피커 등으로 팬들의 응원을 유도했고, 치어리더는 응원곡에 호쾌한 율동을 선보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부터 프로야구 경기에서 각 구단이 자율적으로 정상적인 응원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10일 잠실구장에서도 두산과 NC 모두 응원단장과 치어리더가 관중의 응원을 유도했다. NC의 치어리더 김연정(24)도 모처럼 팬들 앞에 섰다. 김연정은 "근 두 달 만에 공연을 재개해 긴장이 많이 됐다. 마음 속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진심으로 애도하면서 야구 팬들을 위해 열심히 치어리딩을 하겠다"고 말했다.
-응원을 재개한 기분이 어떤가.
"두 달 동안 쉬면서 연습은 했지만, 막상 응원단상에 올라갔을 때 몸이 응원가와 안무를 잊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오늘(10일) 경기를 앞두고 마치 시즌 개막전처럼 떨리고 설레기도 했다. 다행히 몸이 기억하고 있어 실수 없이 했다. 팬 여러분과 응원을 함께 해 기분이 좋다."
-그동안 응원단은 무엇을 하고 지냈나.
"해오던 일을 못하게 되니 실업자가 된 것 같았다. 약간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그런데 무대에 오르니 싹 사라졌다. 치어리더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직업)을 할 수가 없었다. 마산구장에서 NC 홈 경기 때 장내 아나운서를 한다든가, 야구장 캠페인을 하면서 팬들과 소통하고 그랬다. 응원은 못했지만, 홈 경기 때는 항상 야구장에 나왔다."
-응원을 재개했지만, 마음 한 구석엔 무거움이 있지 않은가.
"지금 응원을 하는 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추모하는 마음은 다른 국민들과 마찬가지다. 처음에 TV로 소식을 챙겨보다가, 약 한 달 동안은 TV를 못 봤다. 계속 보고 있으니 마음도 아프고. 하지만 직업이 치어리더이므로 야구장에서 응원을 하는 것이 내 할 일이기도 하다. 응원단 일을 하면서도 마음 속으로 희생자 가족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진심으로."
-요즘 NC의 성적이 좋다. 쭉 지켜봤을 텐데 어떤가.
"우리가 치어리딩을 안 하는 동안 성적이 정말 좋았다. 우리가 응원을 재개했는데 성적이 떨어질까 걱정된다. 우리 때문이라고 하지 않겠나. 성적이 위에 있다가 내려가면 상실감이 클 것이다. 계속해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 좋겠다. 우리가 더 힘차게 응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