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주거 프로젝트 SBS '룸메이트' 올리브 '셰어하우스'가 잇따른 논란으로 시청자들과 멀어지고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지난달 야심차게 첫방송을 시작했지만 대중성과 화제성 모두 놓치며 외면당하고 있다. '룸메이트'는 지겹도록 억지 러브라인을 쥐어짜고, '셰어하우스'는 주구장창 음주장면을 내보내며 구설에 올랐다.
거창한 기획의도와 달리, 공동 거주 프로젝트의 의미를 점점 상실하고 있다. 문화평론가 이호규씨는 "기획과 시작은 나쁘지 않지만 이슈메이커만으로 출연자를 희생시키는 분위기다. 자유로운 공간이라고 하지만 그 안에 60여개 이상의 카메라에 출연진은 긴장할 수 밖에 없다. 또 악의적인 편집이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두 프로그램이 어디서부터 잘못되고 어디서부터 고쳐나가야 할 지 긴급 진단했다.
'룸메이트'
▶논란 쟁점
의도적으로 러브라인을 유도하는 편집이 지겹다. 8년이나 된 MBC '우리 결혼했어요'와 출연자 사망 사건으로 폐지된 SBS '짝'을 연상케 하는 연출로 신선함은 온데간데없다. 특히 여성출연자들의 캐릭터가 너무나 억지스럽다. 이소라와 송가연이 창가 쪽 침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이소라가 강아지를 위해 옆 침대에 있는 이불을 상대의 의사와 상관없이 바꾸는 모습 등은 시청자들의 짜증을 불러일으켰다. 밥물하나 못 맞추는 홍수현, '보온'기능을 아예 모르는 나나 등 여성출연자들의 캐릭터도 상식선에서 많이 벗어난다.
캐릭터뿐 아니라 내용도 신선하지 않다. 1회부터 박민우-홍수현-서강준·나나-조세호 등 억지 러브라인이 짜이고 있다. 제작진이 '커플 달성시 해외여행'을 특전으로 내걸어 러브라인을 의도적으로 유도한 덕도 크다.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 BGM은 온라인 라디오 방송을 켜놓은 듯 프로그램 컨셉트와 전혀 맞지 않다. 턱없이 비싼 집도 전혀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없다. 성북동 멕시코대사관저 옆의 단독주택으로 시가 약 70억원 정도의 초호화 저택이다. 프로그램을 위해 1년여 장기 임대한 건물로 11명이 사는 집이라기엔 너무 좋아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셰어하우스'
▶논란 쟁점
'룸메이트'보다는 사정이 낫다. 멤버 개개인의 일상을 다채롭게 담으며 얘깃거리를 만든다. 하지만 스토리를 짜내는 경향도 있다. 김재웅이 커밍아웃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의 의도가 들어갔다는 지적이다. 출연자 이상민은 김재웅의 성정체성을 의심했고 다같이 모여 한 사람의 인권을 건드렸다며 논란을 빚었다. 제작진은 절대 '몰아가기'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이슈를 위한 분위기 몰아가기 였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 또 지난 해 아픔을 겪은 손호영에게 굳이 과거를 끄집어내며 '스토리'에 집착하는 모습도 보기 불편했다.
너무 많은 음주장면도 눈에 거슬린다. 거의 매회 출연자들이 술을 마셔, 얼굴이 불콰해진 모습이 등장했다. 기획의도는 '함께 밥을 해 먹는다'는 것이었지만, 밥보다는 술에 집중한 모습이다. 이수호 PD는 "한 집에 모여사는 이유나 한집에 살며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룸메이트'와 굉장히 다르다는 생각이 들 것이 분명하다"고 차별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