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자랑하는 막강 계투진이 무너졌다.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144연승(1무 포함) 기록이 중단됐고, 최근 11연승도 마감했다. 마무리 임창용(38·삼성)은 국내 무대 복귀 후 첫 패전투수가 됐다.
삼성은 27일 잠실 LG전에서 9회초까지 4-3으로 앞섰다. 삼성의 철벽 불펜을 고려하면 12연승이 당연해 보였다. 삼성은 2012년 5월24일 대구 롯데전 이후 7회까지 앞선 상황에서 단 한 차례의 역전패도 허용하지 않았다. '삼성에 7회까지 리드하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는 것은 정설처럼 굳어졌다. 계투조 안지만-차우찬-심창민 등은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든든해했다.
그런데 그 공식이 무너졌다. 삼성 벤치는 한 점 차로 앞선 9회 말에 앞서 8회 구원 등판한 차우찬을 또 내보냈다. 그러나 차우찬은 선두타자 이병규(등번호 7)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마운드는 2승 10세이브 평균자책점 1.20을 기록 중이던 임창용으로 교체됐다.
임창용은 첫타자 정성훈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무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 대주자 백창수가 벨 타석에서 2루 도루에 성공하면서 무사 2, 3루가 됐다. 안타 한 방이면 역전까지 가능한 상황. 임창용을 처음 상대하는 벨은 10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결국 볼넷을 얻어냈다. 더욱이 10번째 공이 포수 뒤로 빠져 백네트까지 굴러가면서 3루주자 이병규가 홈을 밟았다. 4-4 동점. 임창용은 지난 15일 대구 한화전 9회 초 폭투로 동점을 허용한 데 이어 또 폭투로 국내 무대 두 번째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계속된 무사 1, 3루 위기에서 삼성은 전진 수비를 했지만 임창용은 정의윤과 풀카운트 승부에서 결국 끝내기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임창용은 고개를 떨궜고, 삼성은 최근 11연승 행진과 7회까지 리드시 연승 기록을 마감했다.
류중일(51) 삼성 감독은 경기 후 "11연승 동안 선수들이 굉장히 수고했다"며 "연승이 깨졌고, 7회까지 리드시 대기록도 중단돼 아쉽지만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기록을 쌓아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양상문(53) LG 감독은 "우리가 (상대) 기록을 깰 수 있어 좋았다. 오늘 승리로 우리 팀이 더 강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