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26·LA다저스)은 평균 시속 140㎞ 중·후반을 기록하는 직구와 120㎞대 후반의 체인지업을 앞세워 한국 무대를 호령했다. 평균 15㎞ 이상 차이나는 직구와 체인지업에 타자들은 타격 타이밍을 뺏기며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당시 류현진의 투구를 본 전문가들은 "직구와 변화구의 구속 차이가 중요한 이유를 류현진이 보여줬다. 거기에 제구까지 완벽하니 당할 수 밖에 없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이만수 SK 감독 역시 "우리 투수들의 문제점이 거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감독은 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를 앞두고 "우리 투수들은 직구와 변화구의 구속 차이가 크지 않다"며 "레이예스의 경우가 그렇다. 직구 구속이 140㎞ 초반 정도인데, 변화구가 130㎞대 중반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 타자들의 눈을 속이기 쉽지 않다. 제구가 완벽하게 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서는 상대 타자에게 공략 당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타자들은 상대 투수의 직구 구위가 좋으면 히팅 포인트를 앞에 가져다 놓는다. 하지만 그 타이밍에서 투수가 시속 10㎞ 이상 차이나는 변화구를 던지면 대응하기 어렵다. 직구 타이밍을 잡아놓은 상황에서 변화구를 눈으로 판단하기는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방망이에 맞아도 빗맞아 파울이 된다. 타자들이 정확하게 타이밍을 잡으려면 상대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 지 노림수를 가지고 타석에 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이유다.
그러나 이 감독의 말처럼 레이예스는 직구와 변화구의 구속 차이가 크지 않다. 직구가 140㎞ 중후반대 인데, 슬라이더가 130㎞ 중반을 넘는다. 타자가 직구 타이밍을 잡아도 변화구 대처가 충분히 가느앟다. 게다가 제구도 들쑥날쑥한 모습이다. 이 감독은 "타자가 레이예스의 변화구에 충분히 대응을 하는 모습이다. 그렇게 되면 되려 투수가 말린다. 변화구 구속 조절을 할 줄 아는 투수가 좋은 투수"라고 밝혔다.
롯데 타자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문규현은 "상대 투수의 투구 컨디션을 보고 직구 또는 변화구를 노릴지 결정한다"며 "직구와 변화구 구속 차이가 크지 않으면 타자는 당연히 직구 타이밍을 두고 타석에 선다.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변화구를 커트하다 보면 투수의 투구 수를 늘릴 수 있고, 실투가 들어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나는 대체적으로 직구 타이밍을 노린다"며 "스윙 스피드가 있기 때문에 구속 차이가 많이 나면 대응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럴 때 노림수를 갖고 한다. 맞아 떨어지면 기분이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