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이 달 들어 아직까지 1승도 거두지 못했다.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클래식 7경기에서 2무5패다. 3월까지 6승1무1패를 거둔 것과는 판이하다.
울산은 한국 팀 중 유일하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지난달 K리그 1위였다가 현재 5위까지 내려앉았다.
조민국(53) 울산 감독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탈락 후 "감독으로서 큰 실수를 했다. 미숙했다. 초반 좋은 흐름을 살려서 16강 진출을 끝냈어야 한다"고 인정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조 감독은 교체카드 활용이 부족했다. 조 감독은 6경기에서 전반에만 4번의 교체카드를 썼다. 반면 리그에서는 9경기 동안 딱 한 번, 전반전에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조 감독이 더 조급한 경기 운영을 한 것이다. 교체로 투입된 선수가 골을 넣거나 흐름을 확 바꾸는 '교체 매직'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조 감독은 3월 12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전에서 전반 39분 마스다 대신 김용태를 투입했다. 지난 15일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전에서는 전반 27분 박용지가 나오고 김선민이 들어갔다. 당시 울산의 첫 슈팅은 전반 28분 나올 정도로 공격력이 부진했다. 공격수 박용지는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22일 가와사키 원정에서도 전반 21분 고창현이 나오고 김선민이 투입됐다. 이어 전반 37분 김치곤의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강민수가 대신 들어갔다. 조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전반에 두 명을 교체한 것이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보통 교체카드는 후반에 사용된다. 전반에 공격이 막혔다면 후반에는 공격수를 집어넣는다. 골이 터졌다면 수비수를 넣어 실점을 막는데 주력한다. 조기에 교체카드를 썼다가 정작 중요한 후반에 승부수를 띄우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부상과 같은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 전반에 교체카드를 사용하는 건 그만큼 선발 라인업을 잘못 짰다고 인정하는 격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전반 선수교체는 애초에 더 나은 선택을 못했다는 뜻이다"며 "전반 교체 투입은 결과를 떠나 선수 기용에 대해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으로 비친다. 결국 팀 분위기와 선수 사기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