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클리 음대 재학 중, 대한민국 특공대 복무. 특공대 복무 중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 지원. '슈스케'에서 '톱6' 진출 뒤, 미스틱89 계약 등이다. 24살의 청년이 쌓아올린 경험치고는 화려하고 버라이어티하다.
하지만 화려한 이력으로만 에디 킴을 설명하면 곤란하다. 이력에 앞서 다양한 경험이 만들어낸 음악성 역시 호기심을 자극한다. 에디 킴의 그런 음악성은 미스틱89의 대표 프로듀서인 윤종신이 알아봤다. "이런 싱어송라이터들이 상업적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확신을 보낼 만큼 성공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 독특한 이력, 그 만큼 반짝반짝 빛나는 음악성을 지닌 에디 킴을 만났다.
-데뷔까지 어떻게 지냈나.
"재작년 '슈퍼스타K'에 참가했고 탈락한 뒤에는 군대에 복귀했다. 시즌이 끝난 뒤 참가자들이 ‘슈스케’ 콘서트를 도는 건 못 따라갔다. 지난해 7월 말에 제대했고, 회사 오디션을 봤다. 마음에 드는 곳이 여러 곳 있었지만 결국은 윤종신 선생님의 미스틱89와 계약했다.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종신‘쌤’은 내가 출연했던 시즌에 심사위원은 아니었다. 근데 프로그램을 다 보긴 하셨더라."
-버클리 음대를 다녔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음악 유학을 갔다. 중학교 때 실용음악 레슨을 받는데 버클리 음대를 나온 선생님들에게 많이 배웠다. 나도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 홈스테이로 버클리 음대가 있는 보스턴에 갔다. 고등학교 때는 오디션을 보고 클래식 학교 작곡과에 진학했다. 어렸을 때 바이올린을 배워서 그걸 베이스로 클래식을 시작했다. 버클리 음대는 학교생활 자체가 재미있었다. 영어도 많이 배웠고, 운동도 배웠다. 작곡을 하다보니 배우는 게 많더라. 지금 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자기 능력이나 열정에 따라서 여러 가지 결과가 바뀔 수 있는 학교다. 또 굉장히 자유롭다. 공부를 하라고 강요하는 사람이 없다."
-이성 친구도 만났다고.
"예술고를 다녀서 발레과도 있고 미술과도 있었다. 백인인 발레과 여학생을 만났다. 버클리 다닐 때까지도 교제하다가, 군대를 가면서 헤어지게 됐다. SNS로 연락하는데 그 친구도 지금은 발레단에 들어갔다."
-학교를 잘 다니다 군대를 갔다.
"다들 1학년에 군대를 가더라. 나도 그렇게 생각을 했다. 대학을 졸업 후 입대한 선배들은 고생을 많이 했다더라. 처음에는 해군 군악대를 가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 그 때 이왕 할거면 '빡'세게 보람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5군단 특공대에 지원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힘들어서 후회도 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그거보다 잘한 일은 없는 거 같다."
-당시 '슈퍼스타K'에 지원한 이유는.
"군대에서도 노래를 많이 불렀다. 선임들도 기타를 가르쳐달라고 했고. 일병 때였는데 간부부터 선임까지 오디션에 나가면 밀어주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싫었는데 결국 나갔다. 생방송까지 진출할지는 꿈에도 몰랐다. 숙소 생활할 때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다들 싫어했는데 난 그 상황이 굉장히 좋았다. 밥도 먹고 샐러드도 먹고, 침대도 안락했다. 다들 휴대폰을 못 쓰는 걸 힘들어했는데, 난 원래 못 썼으니까. 친구들과는 정이 많이 들었다. 지금도 단체 카톡방이 있다. 앨범 나오면 응원해주고, 제작진과도 간간히 만나서 밥도 먹고 한다."
-제대 후 학교로 돌아갈 생각은 안했나.
"전역할 때가 되니까 생각이 많아지더라. 학교로 돌아갈지, 한국에서 가수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가수 데뷔로 마음을 먹었다. 학교로 돌아가는 건 후퇴하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학교를 간 이유도 결국은 메이저 가수 데뷔를 하기 위해서였으니까. 근데 다행히 전역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연락이 오더라. 서두르지 말고 나와 잘 맞는 회사를 찾는데 주력했다. 회사들과 미팅을 시작하고 두 달 정도 지나서 미스틱89를 만나게 됐다."
-윤종신이 어떤 얘기들을 했나.
"다른 회사와 이야기를 나눌 때는 일이나 돈 이야기가 먼저였다. 근데 종신 쌤은 음악 얘기부터 했다. 어떤 아티스트를 좋아하고 음악을 어떻게 배웠는지 등등. 그래서 내가 얘기하기가 편했다. 첫 미팅에서 결정이 났다. 미스틱89와 일하고 싶다고 했다."
-미스틱89에서 하고 싶은 음악은.
"'슈스케' 예선 때 자작곡을 불렀는데 그게 '톱10'까지 오른 이유라고 생각한다. 대중들이 내 곡을 부를 때 공감하고 좋아하더라. 군대 안에서도 곡을 많이 써 놨다. 지금은 기타로 어쿠스틱한 느낌이 주면서 트렌디한 곡을 부르고 싶다. 리얼 사운드로 트렌디할 수 있다."
-그 때 부른 '투 이얼즈 어파트'를 선 공개했다.
"이 곡을 좋아한 팬들이 많았다. 제대 하면 다시 제대로 만들어서 들려주고 싶었다. 2년간 떨어져있었으니까 리마인딩하고 싶기도 하고. 군대 다녀온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곡이다."
-11일 미니 앨범이 나왔다.
"앨범 제목이 '너 사용법'이다. 이성과의 관계에서 공감을 살 수 있는 곡들을 추렸다. 타이틀곡은 '밀당의 고수'다. 내가 작사·작곡했다. 밀당의 고수는 '나쁜지 알면서도 끌리는 매력'이다. 가사 중에는 밀당을 '푸시 앤 풀'로 바꿔 부른 부분이 재미있다. 가요 중에는 흔하지 않은 장르라고 생각한다. 어쿠스틱하면서도 트렌디하게 표현해본 곡인거 같다."
-곡 선정은 어떻게 했나.
"만들어 놓은 곡들 중에 이번 앨범에 어울리는 곡들을 추렸다. 윤종신 쌤도 있고 조정치 쌤도 프로듀싱이나 편곡 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줬다. 좋은 쌤들이 많으니까 어렵지 않았다. 특히 윤종신 쌤이 전체 앨범 프로듀싱을 맡아줬다."
-음색이 더 좋아진 거 같다.
"오디션 때는 모든게 빠르게 진행되다보니, 목상태도 계속 좋지 않았고, 음악적으로도 정리가 잘 안됐다. 이번 앨범은 반년동안 최상의 것만 생각하면서 곡 작업이 이뤄진 결과물이다. 나도 솔직히 만족스럽다."
-이번 앨범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기타다. 기타 사운드에 초점을 맞췄다. 생각보다 국내에는 기타 하나들고 다니는 가수가 얼마 없더라. 기타 하나 들고 관중 앞에 설수 있는 가수가 되는게 목표였다."
-어떤 종류의 가수가 되고 싶나.
"음악이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지만 그 보다는 내 음악이, 에디 킴을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돈은 먹고 살 정도만 벌면 된다."
-데뷔를 앞두고 윤종신이 해준 말은.
"말보다는 행동을 보고 많이 배웠다. 평소 생활하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바쁘다. 그 와중에 자기 곡을 발표하고 소속 아티스트의 곡을 챙기고, 형처럼 친근하게 술을 한 잔 사주신다. 그렇게 매사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느낀 게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