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울산 모비스 가드 이대성(24·193㎝)은 신인이지만 신인같지 않다. 베테랑 뺨치는 노련미로 챔피언결정전을 평정하고 있다.
이대성은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1순위로 모비스에 뽑혔다. 경희대 3인방 김종규(LG)·김민구(KCC)·두경민(동부) 등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정규리그에서 양동근의 백업을 훌륭히 수행하며 깜짝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정규시즌과 챔피언결정전 모두 기록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2013-2014 시즌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챔피언결정전 4경기에 출전해 평균 11분17초를 뛰어 1.3득점·1리바운드·1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를 지배하고 있다. 6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LG 해결사 문태종을 꽁꽁 묶으면서 모비스에 승리를 안겼다. 모비스는 이날 승리로 LG와 2승2패 균형을 맞췄다.
빠른 스피드와 힘을 겸비한 이대성은 문태종 곁에 꼭 붙어 찰거머리 수비를 했다. 문태종은 득점 찬스를 잡지 못하고 맴돌았다. 이대성이 벤치로 들어가서야 제 실력을 발휘할 정도로 속수무책이었다. 신인이 프로 15년차가 넘는 베테랑을 완벽하게 막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대성은 해냈다. 1득점·4리바운드·3어시스트라는 저조한 기록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평소 이대성 칭찬을 많이 했다. 유 감독은 "이대성은 가드 치고는 키가 큰 데다 수비를 잘 한다. 경험이 쌓이면 차세대 국가대표로 손색이 없다"고 했고, 플레이오프 전을 앞두고는 "이대성이 우리 팀의 키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대성은 지난 2월 경기 도중 발목 인대 파열로 한동안 출전하지 못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팀 훈련에 복귀했지만 실전에는 투입되지 못했다. 이대성의 발목 상태가 걱정이었지만 체력 소모가 큰 단기전에서 이대성 카드는 절실했다. 유 감독은 이대성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 출전시켰고, 4차전까지 서서히 출전시간을 늘리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남은 경기에서도 이대성 활약 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