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우 유아인(28)·최진혁(28), 그룹 슈퍼주니어 성민(28)·초신성 성제(28)가 나란히 제47차 서울경찰 홍보단에 지원해 오디션에 합격했다. 면접과 신체검사에서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무리없이 최종 합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제46차 모집에는 연예인 합격자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86년생 동갑내기 연예인 4명의 동반합격은 많게 느껴진다.
왜 입대를 앞둔 스타들 사이에서 경찰홍보단의 인기가 높아진 걸까. 연예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7월 국방홍보원 홍보지원대원(연예병사) 제도가 폐지된 점을 첫 이유로 꼽는다.
▶경찰 홍보단 인기 왜? 재능·서울·연예병사제 폐지
경찰 홍보단이 갑자기 뜬 건 아니다. 이전에도 '호루라기 연극단'이라는 이름으로 배우 조승우·류수영·박기웅 등이 복무했다. 현재는 배우 이제훈·김동욱, 개그맨 최효종, 가수 허영생이 복무 중이다. 하지만 한 기수에 4명씩이나 입대를 준비하는 건 이례적으로 많다. 경찰 홍보단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최근 홍보단에 입대를 희망하는 연예인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군입대를 앞둔 연예인들에게 경찰 홍보단이 첫 번째 옵션이 된 이유는 뭘까. 먼저 군 복무 기간 동안 자신의 재능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입대를 결정한 연예인의 소속사 관계자는 "운동선수들이 국군체육부대에서 운동을 이어가는 것과 똑같은 이유다. 기왕 조국에 봉사하는 김에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재능을 활용하는게 바람직하다"라고 소개했다. 실제 조승우는 군 제대 후 인터뷰에서 "처음엔 군에 잘 적응하지 못할 줄 알았다. 근데 굉장히 재밌게 군 생활을 마쳤다. 사회복지관에서 어르신들 앞에서 연극을 했을 때를 잊지 못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근무가 끝나고 시간 여유가 있으면 영화와 공연도 보고 성악도 배울 수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2년간 연기감을 놓지 않은 조승우는 전역 후 공백기 없이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로 복귀했다.
지난해 7월 연예병사 제도가 폐지된 점 또한 연예인들의 경찰 홍보단 러시를 부추겼다. 지난해까지는 홍보지원대원 제도가 연예인 군 행선지의 첫 번째 옵션이었다. 휴가와 외출이 많고 군생활 자체가 느슨하다는 점, 자신의 재능을 살릴 수 있다는 점이 이점이었다. 하지만 제도가 논란 속에 폐지됐고, 남은건 경찰 홍보단 뿐이다. 경찰 홍보단 관계자는 "연예병사가 폐지되면서 연예인들이 자신의 엔터테이너 특징을 살려서 군 복무를 할 수 있는 곳이 경찰 홍보단 밖에 없다. 지원자가 는 이유라고 본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 홍보단이 서울시 종로구에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제2의 연예병사제? 가능성 적어
경찰 홍보단이 뜨거워지면서 각계의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경찰 홍보단이 '제2의 연예병사화' 되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 하지만 경찰 홍보단 측은 "입대부터 제대까지 전경들을 깐깐하게 관리한다. 병사들의 군 복무기강 해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먼저 입대 과정부터가 엄격하다. 홍보단에 따르면 오디션은 만 18세 이상 30세 이하의 의경 지원입대가 가능한 사람이 볼 수 있다. 감찰 입회하에 공정하게 오디션이 진행되고 선정된다. 평가 항목은 연기와 노래 등 자신의 특기를 본다. 해당 분야에 경험과 실력이 뛰어난 연예인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단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는 가산점이 붙지는 않는다. 오디션에 통과해도 일반의경시험(적성검사)까지 합격해야 최종 합격 처리 된다.
외박·외출·휴가 등도 연예병사와 비교했을 때 턱없이 적다. 홍보단 관계자는 "일반 의경들과 똑같이 나간다. 연예병사처럼 행사를 했다고 해서 포상휴가나 외박을 보내주는 경우는 절대 없다. 다만 국가행사에 참여했을 경우 국가적 차원에서 포상하는 경우가 있지만 몇 번 되지 않는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복지회관 등에서 외부 행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리 늦은 시간에 행사가 끝나도 밖에서 잠을 자는 경우는 절대 없다. 반드시 복귀를 시킨다"고 소개했다.
연예병사제도에서 문제가 됐던, 장교가 개인 행사에 연예 병사를 부르는 행위도 절대 없다. 홍보단 관계자는 "가장 신경 쓰는 점이다. 상관의 개인적인 행사에 병사들을 동원하는 일은 절대 없다. 경찰홍보단이 연예병사 보다 훨씬 엄격하게 관리한다고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밝혔다.
▶TIP 서울경찰홍보단이란?
서울경찰청 소속이다. 전·의경 20명으로 구성됐으며, 2000년 5월 1일 창단했다. 전·의경 자체사고 예방교육, 경찰관 의식개혁 교육, 중·고교생 대상 왕따, 학교폭력 예방 교육 등을 위해 연극 및 단막극 공연을 한다. 현재 홍보단에는 허영생·최효종·김동욱·이제훈 등의 연예인이 근무 중이다. 복무기간은 21개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