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28)의 볼티모어행을 어떻게 봐라봐야 할까. 8년간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서 프런트로 일했고 현재 클리블랜드 스카우트로 활동 중인 대니얼 김(41) Spotv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에게 이번 계약의 의미와 남은 과제 등을 물었다.
-윤석민은 최선의 선택을 한 건가.
"최선의 선택이다. 그동안 접촉한 팀 중에서도 가장 선발 기회가 많은 팀이 볼티모어다. 볼티모어도 윤석민을 보험용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다. 물론 볼티모어의 홈 구장 캠든 야드가 홈런이 많은 구장이기 때문에 걱정이 있기도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오히려 좋은 점도 있다. 윤석민이 국내에서 가장 활약했던 시기에 체인지업이 좋았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큰 스윙을 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홈런이 많은 구장이라 그런 경향이 더 많을 거다. 체인지업은 그런 타자들을 상대하기에 효과적인 공이다. 2008, 2009년 윤석민이 보여줬던 모습만 재현한다면 문제가 없으리라 본다."
-옵션 금액이 다소 많은 게 아닌가.
"윤석민이 헐값에 계약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많다. 하지만 이 문제는 현실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윤석민은 지난해 한국프로야구에서 3승을 거둔 투수다. 그 선수에게 500만달러 이상을 보장했다는 것은 볼티모어가 큰 마음을 먹은 거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10승을 거둔 왼손 투수 폴 마홀름이 이번에 LA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150만 달러 밖에 보장을 받지 못했다. 한국 팬들이 류현진(LA 다저스)과 추신수(텍사스)의 계약을 지켜보면서 눈높이가 높아진 부분도 있지만, 분명 윤석민으로서는 불리한 계약 조건이 아니다."
-선발 보직은 가능하리라고 보나.
"시즌 개막 이전까지 몸 상태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국내에서 한창 좋을 때 보여줬던 구위만 찾는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갈 것이다. 볼티모어도 그런 기대를 갖고 윤석민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만약 메이저리그 계약으로 들떠 우왕좌왕해 몸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면 불펜에서 시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물론 최악의 시나리오다."
-미국 현지의 관계자들은 어떤 반응인가.
"친한 기자들에게 물어보니 생각보다 볼티모어 구단 관계자가 윤석민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 지난해 국내 프로구장에 가면 볼티모어 스카우트가 윤석민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상주해 있더라. 볼티모어는 윤석민을 오랫동안 지켜봐왔다. 또 댄 듀켓 구단 부사장은 지금까지 한국 선수 영입에 가장 많이 관여한 인물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성공 사례가 없다. 그래서 더 윤석민의 성공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타격이 강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낮게 제구가 돼야 한다. 뜬공보다는 땅볼을 유도하는 투구가 효과적이다. 키워드는 체인지업이다. 서재응(KIA)도 뉴욕 메츠 시절 좋았을 때 상대 중심타선에 강했다. 체인지업 덕분이었다. 오히려 컨택트가 좋은 하위타선에 고전하는 경향이 있었다. 윤석민도 이를 잘 참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