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윤호영 복귀해도 안 되는 동부, 왜?
안 풀리는 집은 뭘 해도 안 된다. 윤호영(30·197㎝)이 돌아왔지만 최하위 원주 동부는 여전히 힘겹다.
동부는 14연패에 빠졌다. 지난달 31일 고양 오리온스에 져 13연패하자 이충희 감독이 자진사퇴했다. 김영만 코치가 남은 시즌 대행으로 팀을 맡기로 했지만 연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윤호영이 상무에서 제대해 돌아왔지만 복귀 효과는 미미하다.
윤호영이 못 했다기보다 동부의 뿌리 깊은 약점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동부의 부진은 가드진 불안으로부터 비롯됐다. 김태환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박지현(35·183㎝)과 이광재(30·187㎝)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안 된다. 둘 다 출전시간이 들쑥날쑥해 정상 컨디션을 밑돌고 있다. 이들을 믿고 꾸준히 기용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앞선이 약해 포스트도 덩달아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역방어를 고집하다 상대 3점포를 얻어맞고 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14연패를 당한 지난 2일 KT전에서도 초반 앞서나갔으나 3점슛 12개를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여기저기서 구멍이 생기니 에이스 김주성(35·205㎝)은 리딩, 득점, 리바운드 및 수비에 모두 신경써야 하는 처지다. 지나치게 김주성에 의존하다 보니 부상이 잦을 수 밖에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승준(36·205㎝)이 지난달 17일 왼쪽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 아웃돼 어려움이 가중됐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 윤호영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KT전에서는 상대 슈터 조성민(31·189㎝)을 막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상무에서 골밑을 지키는 데 익숙해진 윤호영은 조성민 방어에 실패하며 공격마저 꼬이는 모습을 보였다. 윤호영은 복귀 후 2경기에서 평균 9점, 4.5리바운드, 5.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박건연 MBC 해설위원은 "윤호영이 상무 소속으로 2군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몸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지금은 심리적 부담이 체력 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호영의 합류는 동부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신기성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아직 외국인과 호흡을 맞추고 달라진 팀 농구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윤호영이 복귀하면서 찬스를 만드는 과정이 원활해졌다. 예전에 비해 공격 옵션이 늘어나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동부의 다음 경기는 6일 울산 모비스전이다. 올 시즌 모비스를 상대로 4전 전패라 연패 탈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동부는 윤호영이 상대 슈터 문태영(36·194㎝)을 봉쇄해 연패에서 탈출하길 기대하고 있다.
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