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52) KIA 감독은 지난 15일 스프링캠프를 떠나며 "지난 두 시즌 동안 단기전을 치르지 못했다. 올해는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를 8위로 마친 KIA의 약점은 크게 세 가지로 집약된다. 상대적으로 허술한 불펜진과 FA(프리에이전트) 이탈 선수들의 빈자리 대체, 주전 선수들의 부상 이탈이다.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가을야구는 2014년에도 요원하다.
일단 '허리'는 한결 든든해 졌다. 일단 쓸 카드가 없어 발을 구르는 일은 줄어들 전망이다. KIA는 이번 겨울 투수 자원을 대거 확보했다. 새 외국인 오른손 투수 데니스 홀튼과 마무리 후보 하이로 어센시오에 이어 2차 드래프트로 두산에서 이적한 김태영(개명 전 김상현)을 얻었다. 군에서 제대한 곽정철과 박성호, 2014 신인드래프트로 입단한 신인 차명진 등 기대할 만한 자원도 늘어났다. 재활을 끝낸 한승혁과 3년차에 접어든 박지훈도 있다.
선발 자원도 넘친다. 김진우-양현종-송은범-서재응-박경태-임준섭-외국인 투수 등이 5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남은 2명이 스윙맨으로 활약해 준다면 선 감독이 강조했던 "경쟁"을 통한 선순환이 가능하다.
FA로 빠져나간 이용규와 윤석민의 빈자리도 채워야 한다. LG에서 FA 영입한 이대형의 주력과 부상으로 제 몫을 못한 김주찬·김선빈·김원섭·안치홍이 '난 자리'를 메울 전망이다. '에이스' 윤석민의 공백은 절치부심한 송은범이 있다.
KIA 주전 선수들은 부상 때문에 줄곧 고전했다. 백업층도 얇아서 주전이 이탈하면 전력이 누수 된 채로 시즌을 치러야 했다. KIA는 지난해 가을 함평에 2군 전용 구장을 만들었다. 2군 선수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지 않고 훈련에만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됐다. 양현종-김주찬-김선빈-송은범 등도 겨우내 개인 훈련에 몰두하며 부상 방지를 위해 힘썼다.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마무리 투수가 20세이브 이상을 올리고, 불펜진이 보강된다면 4강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기동력은 9개 구단 중 최고 수준이다. 다들 어렵다고 할지 모르지만, KIA의 포스트시즌이 어렵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KIA는 투-포수조를 괌, 야수조는 오키나와에서 훈련하는 전훈지 이원화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따뜻한 괌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투수조는 오는 2월 전체 2차 캠프가 열리는 오키나와에서 실전 훈련을 한다. 타이거즈는 2014시즌을 향해 포효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