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양키스, 뉴욕 홈구장에 ‘만델라 추모 동판’ 제작
"나는 양키스 팬이다."
1990년 6월 22일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홈구장인 양키스타디움을 방문했다. 27년간의 옥고를 치르고 출소한지 4개월만이었다. 그는 구단 모자와 점퍼를 입고,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자신은 양키스팬이라는 말을 남겼다.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열광했다.
뉴욕 양키스는 '최근 타계한 만델라 전 대통령을 위해 그의 동판을 제작할 것'이라고 10일(한국시간) 밝혔다. 동판은 내년 4월16일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 때 공개될 예정이다. 이날은 '재키 로빈슨 데이'로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을 기리는 날이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민주화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인종 차별에 맞서 싸워왔으며, 이 때문에 숱한 옥고를 치렀다. 하지만 지난 6일 향년 95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양키스 구단 측은 '만델라 정신을 기리자'는 국제서비스노동조합(SEIU)의 제안을 수용해 동판을 제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할 스타인브레너(64) 양키스 구단주는 '만델라의 방문은 양키스타디움 역사의 탁월한 순간이었다'며 '만델라의 이름과 이력이 새겨진 동판은 불굴의 정신과 변함없는 그의 위엄에 대한 헌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양키스는 왼쪽 외야 뒤쪽에 조성된 기념공원인 '모뉴먼트 파크'에 선수 및 관계자들을 기리기 위한 흉상과 동판 등을 전시하고 있다. 양키스 출신이 아닌 사람으로는 교황 바오로 6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있다. 이들은 모두 양키스타디움을 방문한 적이 있다. 만델라의 동판도 '모뉴먼트 파크'에 전시될 예정이다.
김원 기자 raspo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