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은 비시즌에 무려 4명이나 품절남 대열에 합류한다. '불도저' 정대세(29)는 14일 서울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4살 연하의 국내 모 항공사 승무원과 백년가약을 맺는다. 정대세는 예비 신부와 지난 5월에 만나 7개월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수비수 곽희주(32)가 1년동안 미뤄왔던 결혼식을 올렸다. 원래 지난해 8월 가정을 이뤄 딸까지 낳았지만 "수원의 우승을 이룬 뒤 결혼하겠다"며 결혼식을 미뤄왔었다. 그밖에도 미드필더 이현웅(26), 서정진(25)도 지난 주말 결혼식을 치렀다.
부산도 3명의 선수가 12월에 새 신랑이 된다. 국가대표팀 골키퍼 이범영(24)은 오는 28일 서울 모처에서 부산 출신의 일반인 회사원과 1년간의 교제 끝에 결혼한다. 이범영은 "미모와 지성, 인품 3박자를 고루 갖춘 예비 신부의 모습에 반해 결혼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수비수 이정호(32)가 8살 연하의 여현조 씨와 결혼했고, 22일에는 수비수 이경렬(25)이 첫 사랑인 항공사 승무원 김숙현 씨와 4년 교제 끝에 결혼한다. 부산 관계자는 "하라는 축구들은 안 하고, 시즌 중에 다들 사랑에 빠졌던 것 같다"며 장난섞인 반응을 보였다.
재미있는 사연을 담아 결혼한 선수도 있다. 강원 주장 배효성(31)은 지난 8일 팀 후배의 누나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배효성은 팀 후배 이우혁(20)의 누나 이우경 씨와 1년 6개월동안 교제한 끝에 결혼에 성공했다. 김용갑 전(前) 강원 감독은 "훈련이 끝나면 매일 배효성이 이우혁을 데리고 마무리 훈련을 시켜서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이번에 청첩장을 받으면서 그 의문이 풀렸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경남 미드필더 조재철(27)은 고등학생 때 만난 첫 사랑과 지난 6일 결혼식을 올렸고, 제주 꽃미남 미드필더 권순형(27)도 영화 마케터로 활동중인 한 살 연하의 여성과 7일 결혼했다.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서도 K리거들의 사랑까지 말릴 수는 없었다. 정대세는 시즌 중 A매치 경기를 남몰래 찾아 데이트를 하며 사랑을 키웠다. 조재철은 서울과 창원을 자주 오가며 건강식을 챙겨준 '예비 아내' 덕을 톡톡히 봤다. '승부조작 스캔들'에 휘말렸다 무죄 판결을 받고 올 시즌 복귀했던 이정호는 "지난 어려운 시간동안 항상 옆에서 힘을 주던 친구였다. 어떤 말로도 그 고마움을 갚을 수 없다 생각하고 앞으로 온 몸을 다해 갚아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