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툭튀'는 '갑자기 툭 튀어 나왔다'는 뜻으로 요즘 네티즌 사이에서 쓰이는 은어다. 김승대는 청소년 시절 배천석과 고무열(이상 23) 등 청소년 대표 때부터 주목받던 선배들의 후광에 가려 있었다. 그러던 김승대는 영남대를 거치며 빠르게 성장했고, 올해 프로무대에 갑작스럽게 데뷔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이 무명 김승대를 기용하며 도박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김승대는 꿋꿋하게 제몫을 해내며 포항의 보물로 떠올랐다.
올 시즌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잡은 김승대의 활약은 놀랍다. 황진성(30)이 부상으로 쓰러진 뒤 주전을 꿰찬 그는 최근 리그 3경기에서 2골·3도움을 기록하며 연승행진을 이끌었다. 포항은 최근 4연승을 달리고 있다. 김승대는 "3일 부산전에서 첫 골을 넣으며 자신감이 생겼다. 황 감독님도 부담을 덜어줘 매 경기 기죽지 않고 하니 원하는 플레이가 나온다"며 활짝 웃었다.
신인 김승대는 2013년 한해 동안 반성을 통해 발전을 거듭했다. 그는 3월 수원 삼성 원정에서 처음으로 K리그 무대에 섰다. 김승대는 "다리가 굳은 것 같았다. 경기장에 나밖에 없는 느낌이었다"며 "경기장이 시끄러웠는데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고 떠올렸다. 데뷔전은 엉망이었다. 슈팅 하나 기록하지 못했다. 4월 경남FC와 경기에는 처음으로 선발로 나왔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김승대는 "편하게 생각했어야 하는데 욕심이 많았다"며 "이 두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한 번 실수는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장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후반기 달라진 활약에 평가도 달라졌다. 영플레이어상 후보에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고,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 가능성도 생겼다. 김승대는 "우선 포항의 우승이 먼저다. 남은 두 경기에서 승리하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이 한 번만 미끄러진다면 충분히 역전 우승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플레이어상은 내년까지 가능하다. 한 번은 꼭 받고 싶다. 그리고 태극마크를 달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꿈도 진행형이다"고 당당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