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들이 브라질과의 평가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올해 남은 3차례의 A매치에서는 브라질전을 통해 얻은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가는 게 목표다."
홍명보(44)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복병' 말리와의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승리'를 지상과제로 천명했다. 경기 결과와 내용을 고르게 중시하는 홍 감독의 평소 스타일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변화다.
홍 감독은 14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 직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브라질전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이어가려면 말리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구대표팀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과 A매치 평가전을 치렀다. 0-2로 패했지만, 홍 감독은 긍정적이었다. "우리가 원하는 수비 형태가 비교적 잘 이뤄졌다. 두 골을 내줬지만 상대에게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많이 내주지 않았다.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방식과 압박은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브라질을 상대로 경기 내용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만큼, 이제는 주목할 만한 결과도 내놓아야 한다는 게 홍 감독의 생각이다. 말리전 승리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이유다. 홍 감독은 "전방 지역에서 마지막 패스의 세밀함을 높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침투 패스도 필요하다"며 말리전 공격 전략의 뼈대를 설명했다. 이어 "전방으로 볼이 갔을 때 우리 공격수들의 볼 키핑이 잘 이뤄지면 좀 더 좋은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은 "전체적으로 브라질전과 선수 구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브라질전 베스트 멤버 중 상당수를 말리전에 재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브라질전에서 손흥민의 출전 시간이 다소 적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표팀이 손흥민 한 명만을 위한 팀은 아니다"며 명확히 선을 그으면서도 "전략적으로 손흥민의 활용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선수가 잘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내보내야 팀 전체의 공격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며 '신의 한 수'를 고민 중임을 에둘러 예고했다.
이날 공식 일정을 마친 대표팀은 오후 중 천안으로 이동해 경기장 잔디 상태를 살핀 뒤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말리전 목표는.
"브라질과의 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 올해 남은 3차례의 A매치에서는 브라질전의 자신감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그러자면 눈 앞으로 다가온 말리전 승리가 필수다."
-브라질전을 평가한다면.
"브라질전은 수비 형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방식과 압박이 좋았다. 다만 공격에서 상대의 볼을 빼앗은 뒤 우리의 리듬을 계속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몇 차례 잡고도 골을 넣지 못한 건 아쉬운 부분이다."
-말리전 선수 구성은.
"앞으로 많은 경기가 남지 않았으니 구성을 크게 바꾸긴 쉽지 않다. 브라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FIFA랭킹이 지속적으로 하락 중인데.
"물론 대표팀 감독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하지만 말리전을 앞두고 그 점을 신경쓰고 싶지는 않다."
-브라질전에서 손흥민의 역할 비중이 적었다는 지적이 있는데.
"대표팀이 손흥민 한 명만을 위한 팀은 아니지 않은가. 무조건적으로 선발을 보장받는 선수는 있을 수 없다. 전략적으로 손흥민의 활용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선수가 잘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내보내야 우리의 공격 효율성도 극대화할 수 있다."
-말리전 공격 전술의 핵심은.
"우선 마지막 패스의 세밀함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날카로운 침투 패스가 필요하다."
-중앙 미드필드 조합(기성용-한국영)에 대한 평가는.
"발을 맞춘 시간이 길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좋았다고 본다. 특히나 공격지역으로 볼이 나가는 건 이렇다 할 문제가 없었다. 다만, 미드필드진을 포함한 브라질전 수비 조합이 말리와의 경기에서 잘 통할 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 말리전에서 공격 비중을 높였다가 수비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조금씩 꾸준히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말리를 평가한다면.
"아프리카팀 답게 개인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들었다."
-브라질전에서 처진 공격수의 역할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일정부분 동의한다. 전방으로 볼이 갔을 때 우리 공격수들이 전반적으로 쉽게 빼앗기는 경향이 있었다. 볼 키핑이 좋아지면 좀 더 좋은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