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 한 개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경주로와 관람대, 부대시설 등 기본시설에 경주마 생산자, 기수, 조교사, 관리사 등 수 천명의 관계자가 필요해 막대한 재정이 필요하다. 때문에 경마산업에서 장외발매소의 중요성은 대단히 크다.
한국경마의 경우 장외발매소의 매출 비중은 매년 70% 내외다. 한국에서 장외발매소는 경마를 직접 시행하는 경마장을 제외하면 마권을 구매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하지만 사행산업 종합계획이 발표된 2008년 이후 장외발매소의 신규개설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반면 불법사설마권 구입은 더욱 쉬워졌다. 덕분에 불법사설경마는 마사회 매출(약 8조)의 여섯 배에 이르는 약50조 정도로 커졌다.
경마를 시행하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경마장 수보다 훨씬 많은 장외발매소를 운영한다. 세계경마를 주도해온 경마선진국들의 장외발매소 현황 살펴봤다.
▶일본 장외발매소 110개, 장외매출비중 93%
세계 1위의 마권매출규모를 자랑하는 일본의 장외발매소는 110개(중앙경마 37개, 지방경마 73개)로 많은 편이 아니지만 독립 건물에 마련된 대형 직영장외발매소들이 마권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한국마사회와 같은 일본 중앙경마의 경우 본장과 장외발매소·전화투표의 매출 비중이 7:93으로 장외발매소와 전화투표 매출이 절대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장외발매소 약 8000개 장외매출비중 89%
미국은 주별로 경마시행체계가 다르고 장외발매소에 대한 공식 통계도 없다. 뉴욕주의 경우 약 260개의 장외발매소가 있으며 전국적으로 8000개의 장외발매소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 경마를 이끌어 가고있는 미국은 미국은 주별로 경마시행체계가 다르고 장외발매소에 대한 공식 통계도 없다. 일반적으로 각주의 주 경주위원회에서 경마규정을 두고 경마를 시행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미국의 장외발매소의 매출 비중이 89%로 경마매출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카지노나 스포츠토토 등에 밀리면서 장외발매소의 매출 하락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콩 장외발매소 126개 장외매출비중 92%
홍콩자키클럽은 경마뿐 아니라 축구복권과 마크식스로터리(로또와 유사함)사업까지 하고 있는 ‘베팅그룹’이다. 홍콩의 인구는 한국의 15%에 불과하지만 장외발매소는 4배나 많은 126개를 운영하고 있다. 홍콩인들에게 경마는 생활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일하는 중에도 라디오 경마중계를 들으며 마권을 맞춰보는 것이 평범한 홍콩 소시민의 일상이다.
▶영국 장외발매소 약 9000개, 장외매출비중 99%
경마의 종주국인 영국에서는 북메이커(bookmaker)라는 사설마권업자들이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 이 북메이커들은 패리뮤추얼 방식을 쓰는 토트(TOTE)社와 마권발매시장을 양분하고 있는데, 이들을 합친 영국 전역의 장외발매소는 무려 9천여 개에 달한다. 영국의 장외매출 비중은 99%가 넘는다. 영국인들은 굳이 경마장을 찾아가지 않아도 신문이나 담배를 사는 것처럼 어디서나 마권을 살 수 있다.
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