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가가와 신지(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능가했던 가키타니 요이치로(24·세레소 오사카)가 한·일전 경계대상 1호로 떠올랐다.
28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일본과 동아시안컵 3차전을 치를 한국에 가키타니 주의보가 발령됐다. 가키타니는 지난 21일 중국과 1차전에서 1골·1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가키타니는 1-1로 맞선 후반 14분 방향을 살짝 트는 감각적인 헤딩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2분 뒤 저돌적인 돌파로 수비수 셋을 제친 뒤 재치있는 패스로 구도 마사토의 추가골을 도왔다. 일본은 내리 2실점해 비겼지만 가키타니라는 수확을 거뒀다.
가키타니는 한 때 가가와 신지보다 주목받던 샛별이었다. 가키타니는 세레소 유스팀에서 천재성을 인정받아 팀 역사상 최연소인 16세에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일본 연령대 대표팀에서도 재능을 뽐냈다.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7세 이하(U-17) 대회 우승을 이끌며 '제 2의 오노 신지'로 주목 받았고, 2007년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프랑스전에서 센터서클 롱킥골을 포함해 2골을 뽑아냈다. 아시아 올해의 유망주상을 두차례나 수상했다. 일본 축구계는 축구천재 탄생이라고 환호했고, 레비르 쿨비 세레소 감독은 "네이마르(브라질)와 흡사하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가키타니는 소속팀 연습시간에 자주 지각하는 등 성품이 게을렀다. 팀 동료 가가와는 세레소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 그 사이 가키타니는 일본 2부리그 도쿠시마에서 2년간 임대 생활을 하며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
절치부심한 가키타니는 지난해 세레소에서 17골을 터트리며 축구천재 부활을 알렸다.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뉘른베르크 이적설도 돌았다. 올 시즌도 J리그 득점 2위(10골)를 기록하며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가키타니는 향후 가가와, 김보경(카디프시티), 이누이 다카시(프랑크푸르트), 기요타케(뉘른베르크) 등에 이어 향후 세레소 출신 유럽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동아시안텁에서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뽑힌 가키타니는 대회에서 이름값을 하고 있다.
니시야마 고헤이 일본축구저널 라보 기자는 "동아시안컵 일본 대표팀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가티나티"라고 말했다. 신무광 재일교포 일본축구 전문가도 "가장 유망주, 기대주는 누구나 얘기하는게 가키타니다.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다"고 말했다. 하종기 재일교포 기자도 "가가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좋은 재능을 가졌다. 한 때 조금 게을러 빛을 잃었지만 최근 분발하면서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권(광저우)이 중심이 될 포백라인과 하대성(서울)이 축이 될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가키타니 봉쇄 특명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