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20세 이하 축구선수들의 축제가 끝났다. 프랑스가 우루과이를 결승에서 꺾고 정상에 오르며 대회는 마무리 됐다. 수많은 선수들이 유럽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콜롬비아의 퀸타로는 이미 FC포르투에 입단했고, 포르투갈의 브루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가 관심을 갖고 있다. 두 팀은 모두 16강에서 탈락했지만, 개인이 화려하게 조명받고 있는 것이다.
문득 한국 대표팀의 강점이 떠올랐다. 헌신과 희생. 대회에 참가했던 21명 한국 선수들은 모두 팀을 위해 희생했다. 보이지 않고, 주목받지 않더라도 이들은 묵묵하게 경기를 소화해냈다. 이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희생한 두 선수를 만났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이창민(19)과 중앙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갔던 우주성(20)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대회가 끝났다. 8강에 올랐는데 소감은.
이창민(이하 이) "아쉬운 마음은 없지 않아 있다. 그래도 살면서 어쩌면 한 번 뿐이 없는 경험을 했다. 행복하다. 그러나 우승후보 콜롬비아와 16강 전에서 뛰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조별리그 나이지리아와 3차전에서 쓸데 없는 태클을 해 좋은 경험을 할 기회를 날렸다."
우주성(이하 우) "창민이 덕분에 그 경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올 수 있었다. 고맙다. 후회 없이 세계무대에 도전했는데 아쉬운 점은 분명 있다. 8강에서 이라크한테 진 것은 너무 아쉽다. 아시아 무대에서는 이겼던 팀이라 더 그런 것 같다."
- 이광종 감독은 항상 희생과 헌신을 강조하는데. 두 선수가 딱 그 아이콘 같다.
이 "감독님은 항상 튀려고 하지 말고 희생을 강조한다. 그런 말을 듣기 전에도 그런 생각을 하고 경기장에 나선다."
우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하다. 정말 수비형 미드필더로 처음 뛰어봤는데 쉽지는 않았다. 주변에서 동료들이 많이 도와줘서 잘할 수 있었다."
-이광종 감독님 강점은 무엇인지.
우 "경험이 많으시니 용병술을 잘 쓰신다. 정말 상황 상황에 맞게 선수들을 잘 기용한다. 딱 3장의 교체카드뿐이 없어 아무나 넣기 힘든데도 결정을 잘 내리신다."
이 "미팅을 하면서 세세한 분석도 잘해주신다. 비디오를 통해 이런 부분이 잘 안 됐다고 콕 집어서 말해주신다. 다음 경기에는 아무래도 생각하면서 하니 더 나아지는 것 같다."
- 두 선수에게는 어떤 지적을 해주셨는지.
이 "미드필더에서 매끄럽게 패스를 연결해줘야 하는데 전진 패스를 보완해야 한다. 또 수비할 때도 거칠게 해야한다."
우 "경기장 안에서 항상 자세 낮추고 준비하고 있으란 이야기를 해주신다. 공이 올 때 실수를 하지 않게 보완할 생각이다."
-쿠바와 경기에서 두 선수의 헌신이 돋보였어. 특히 우주성은 주전 연제민이 갑작스럽게 부상을 당해 준비도 없이 투입됐는데.
이 "쿠바전은 질 것 같다는 생각이 안들었다. 초반에 빠르게 실점했을때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도 했다. 정신을 차리게된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래서 경기장에서 소리도 많이 질렀다."
우 "툴롱컵에서 콩코민주공화국을 상대할 때 큰 실수를 했다. 그것 때문에 부담이 갔지만 쿠바와 경기를 치르며 자신감을 찾았다. 갑작스럽게 들어가긴 했지만 자신감을 갖고 임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포르투갈 전에서도 주전으로 나왔는데 부담 없이 했다."
-두 선수는 같은 부경고를 나오고 중앙대에 진학한 선후배라고. 서로 의지가 됐겠다.
이 "주성이형이 딱 1년 선배다. 형이 3학년 때 주장을 했고, 내가 형이 나간 다음에 또 주장을 했다. 아무래도 선배가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
우 "아무래도 호흡도 잘 맞고 서로 편하게 해줄 수 있는 것 같다. 축구선수였던 아버지는 부경고까지만 선수생활을 하고 그만두셨다. 아버지의 꿈을 이어받아 대표팀에도 들어가고 싶다."
- 이제 중앙대로 돌아가 22일부터 강원도 태백에서 열리는 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 나가는데.
이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중앙대 안성캠퍼스에 운동장 사정이 여의치 않다. 잔디 구장이 아니라 잡초구장이다. 논에서 축구하는 느낌이다."
우 "맞다. 꼭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이다. 그래도 이번에 중대에서 나와 창민이를 포함해 (류)승우와 (심)상민 등 4명이 뽑혔다. 돌아가서 대학무대에서도 정상을 노려보겠다."
-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이 "눈앞에 목표는 프로팀에 가는 것이다. 빨리 프로선수가 되서 그동안 키우신다고 고생하신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 어머니께서는 식당일을 아직도 하신다. 돈을 많이 벌어 그만하시게 할 것이다."
우 "대학에 있는 동안 잘하고, 프로에 들어가서 경기에 뛰면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준비하고 싶다. 엔트리에 드는 것이 목표다. 돈 벌어서 부모님을 여행보내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