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값이면 '좌완'이다. 야수보다 투수에 대한 관심이 높고, 오른손 투수보다 왼손 투수를 선호했다. 1일 발표한 2014 신인 1차지명 풍속도다. KT와 NC를 제외한 8개구단은 연고지역 유망주 한 명을 선정했다. 8명 중 왼손 투수가 4명이었다. 3명은 오른손 투수. 넥센 만이 야수를 택했다. 앞서 우선지명을 실시한 KT도 좌완 한 명과 우완 한 명을 지목했다.
왼손 투수가 늘었다. 그만큼 희소성이 줄었다. 하지만 왼손 타자도 늘었다. 왼손 투수의 매력은 여전하다. 신인을 택할 때도 왼손 투수를 먼저 살피는 경향은 여전하다. 삼성은 이수민(상원고)와 박세웅(경북고)을 두고 오래 고민했다. 이수민은 한 경기(10이닝) 26탈삼진을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체구가 다소 작고 구속이 시속 140㎞대 초반에 머물렀다. 박세웅이 대항마로 떠올랐다. 박세웅은 더 큰 몸집을 지녔고, 비교적 빠른 공을 던졌다. 삼성은 결국 '왼손' 이수민을 택했다.
LG도 삼성과 비슷한 고민을 했다. 3팀이 몰려있는 서울권은 올해는 지난해 성적 역순(LG-넥센-두산)으로 지명하고, 내년과 내후년에는 넥센과 두산이 먼저 지명하기로 했다. LG는 제주고 좌완 임지섭과 서울고 우완 배재환을 저울질했다. 시간이 갈수록 임지섭 쪽으로 기울었다. 서울권에는 많은 투수자원이 있지만 왼손 투수는 많지 않았다. LG는 일찌감치 140㎞대 중반의 공을 던지는 '왼손' 임지섭을 우선지명 대상자로 꼽았다.
천안북일고 오른손 에이스 유희운을 KT가 지명하자, 한화는 바로 청주고 좌완 황영국에게 시선을 옮겼다. 세광고 사이드암 안상빈도 6월 이후 호투했다. 하지만 한화의 최종 선택은 황영국이었다. 롯데는 큰 고민없이 경남고 왼손 김유영을 택했다. 롯데는 개성고 좌완 심재민과 김유영을 꾸준히 지켜봐왔다. 두 명의 왼손 유망주가 동일 지역에 있다는 건 행운이다. KT가 심재민을 뽑으면서 롯데의 고민이 사라졌다.
연고지에 눈에 띄는 왼손 유망주가 없을 경우, 오른손 투수가 '차선책'이 됐다. KIA는 효천고 우완 차명진을 우선지명했다. 차명진은 고교 우완 투수 1·2순위를 다투는 전국구 스타다. 차명진과 경쟁을 펼친 선수는 동국대 내야수 강민국. KIA는 '더 젊고, 투수인' 차명진을 택했다. SK는 동산고 우완 이건욱을, 두산은 덕수고 우완 한주성을 뽑았다. 이들을 넘어설 좌완 투수, 야수가 보이지 않았다.
넥센만이 유일하게 야수를 지명했다. 넥센은 '투수 중에 대어는 없고, 준척급만 많다'는 판단 하에 야수 영입을 우선 순위로 뒀다. 덕수고 임병욱과 성남고 배병옥이 물망에 올랐다. 임병욱의 빠른 발과 기교, 배병옥의 정교함과 힘이 비교 대상이 됐다. 넥센은 임병욱을 지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