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체제로 개편한 축구대표팀이 코칭스태프 인선 작업을 마무리짓고 본격적인 출항 준비를 마쳤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이끈 코칭스태프가 고스란히 재결합한 가운데, 실력 있는 외국인 코칭스태프의 합류로 업그레이드를 꾀한 것이 특징이다.
수석코치로는 김태영 울산 현대 코치가 나선다. 런던올림픽을 마친 뒤 김호곤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울산에 둥지를 틀었지만, 홍 감독의 재합류 요청을 받아들여 대표팀 코치진에 재승선했다. 홍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을 가진 24일 김호곤 감독에게 양해를 구했고, 김 감독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울산의 한 관계자는 "27일 김호곤 감독이 구단 사무국에 김태영 코치의 대표팀 합류를 통보했고, 당일 김 감독과 김 코치, 구단 직원들이 함께 하는 송별회가 열렸다"고 확인했다.
박건하 코치와 김봉수 GK코치는 런던올림픽 이후 별도의 일자리를 갖지 않고 차분히 기다리다 홍 감독의 부름을 받은 케이스다. 박 코치는 유럽 연수를 마친 뒤 휴식을 취했고, 김 코치는 경기도 하남시와 전라북도 정읍에 자신의 이름을 건 골키퍼 클리닉을 열고 유망주들을 길러왔다. 두 코치는 26일 열린 K리그 후반기 첫 경기에 나란히 현장으로 출동해 홍 감독의 눈 역할을 대신했다.
런던올림필 동메달 획득의 숨은 공로자로 손꼽히는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는 중국 슈퍼리그 무대에서 활동하다 홍명보호로 복귀한다. 홍 감독의 지인이자 세이코 코치의 와세다대 선배이기도 한 오카다 다케시 전 일본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고 항저우 그린타운에서 피지컬 코치로 일하던 중 홍 감독의 연락을 받고 한국행 결심을 굳혔다. 세이고 코치는 1월 항저우와 계약하며 '홍 감독의 요청이 있을 경우 언제든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옵션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했다. 오카다 감독 또한 이케다 코치의 한국행 결정에 대해 축하와 격려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네덜란드인 코치가 추가 합류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추천을 받은 젤레 고에스(43) 안지 유소년팀 감독을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네덜란드축구협회 유소년 지도자 출신으로 2004년부터 3년간 에스토니아 A대표팀 감독을 거친 바 있는 지도자다. 클럽 무대에서는 CSKA모스크바(러시아),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에 이어 안지에서 유소년 총 책임자로 활동했다. 홍 감독이 안지에서 지도자 연수를 하던 시절 수비 전술 수립 및 효율적인 선수단 관리 방법에 대해 고에스 코치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감독의 한 측근은 "20대 초반 연령대의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올림픽대표팀과 달리 모든 연령대의 선수를 선발 가능한 성인대표팀은 코칭스태프의 구성과 특징도 다양해야한다는 것이 홍 감독의 생각"이라면서 "새롭게 합류할 고에스 코치가 새롭고 객관적인 시각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칭스태프 구성을 마친 홍명보호는 다음달 20일 개막하는 동아시아컵을 앞두고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한다. 다음달 초까지 40인 예비엔트리를 23인 최종엔트리로 압축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가 될 전망이다. 홍명보호 1기의 소집훈련은 K리그 18라운드를 마치는 16일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은 호주(20일), 중국(24일), 일본(28일) 등과 잇달아 경기를 벌일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JTBC가 독점 생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