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사단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동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K리그의 흙 속 진주'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의기투합했던 홍명보 사단이 K리그 클래식 경기장에 떴다. 김봉수 전 올림픽팀 골키퍼 코치는 26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성남 일화의 경기가 열린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찾았다. 40명의 예비명단에 든 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체크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봉수 코치는 "오랜 만에 경기장에 나왔다. 그동안은 머리를 좀 식히고 있었다"면서도 코칭스태프 인선을 묻는 질문에는 "조만간 발표가 있지 않겠냐"며 말을 아꼈다. 인천에서는 골키퍼 권정혁(35)과 이석현(23) 등이 예비명단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에서는 박진포(26), 김동섭(23)이 포함됐다.
이날 김동섭과 이석현은 김봉수 코치가 지켜보는 앞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김동섭은 전반 5분과 후반 5분 김태환의 낮고 빠른 패스를 받아 2골을 뽑아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인천의 이석현은 0-1로 뒤지던 전반 28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 들어 날카로운 크로스로 도움을 올리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이 20세 이하 대표팀과 올림픽팀을 이끌때 김동섭과 이석현은 몇차례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두 선수 모두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홍명보 감독이 끝까지 눈여겨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건하 코치도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가 맞붙은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해 남들의 눈에 띄지 않는 스카이박스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대표팀 주전 골키퍼 정성룡의 컨디션을 살피는 한편, 대표팀에 어울리는 자원을 찾기 위해서였다. 갓 출항한 홍명보호에게 동아시안컵은 데뷔전이자 축구대표팀의 새출발을 알리는 의미 있는 무대다. 국내파 선수들의 기량을 제대로 살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홍명보호 코칭스태프들이 일찌감치 바쁘게 움직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날 인천 경기에서는 성남이 4-1로 승리했다. 적지에서 승점 3점을 챙긴 성남은 6위로 뛰어 올랐다.
인천=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