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구라(43)의 기세가 거침없다. 지난해 9월 케이블 채널 tvN '현장토크쇼-택시'로 복귀한 이후 JTBC '남자의 그 물건' '썰전' 부터 KBS 2TV '이야기 쇼 두드림', 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이하 '화신') 등 전 채널에서 종횡무진하며 활약중이다. 지난해 10년 전 발언으로 자숙 기간을 가졌지만, 복귀 반년 만에 전성기를 능가하는 인기를 얻고 있다는 평이다. 방송가의 수요가 끊이지 않는 건 대체제가 없는 김구라만의 독한 캐릭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구라는 21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화신' 기자간담회에서 "사회가 원하는 것은 돌려말하지 않는 직설적인 토크"라며 "'화신'에서의 내 역할도 게스트들의 빈틈을 찾고, 시청자가 원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복귀 후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지난해 방송에 조금 빨리 복귀한 감은 있었다. 당시에는 다시 성공하겠다는 마음 보다도 방송가에 연착륙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다행히 비지상파 프로그램들을 통해 자리를 잡아갈 수 있었다. 특히 JTBC '썰전'과 '남자의 그 물건'은 좋은 선택이었다. 워낙 매체를 안 가리다 보니 여기저기서 일을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
-'착한예능' 트렌드가 지나가고 다시 '독한예능' 시대가 돌아온 이유는.
"사회 분위기 자체가 돌려말하기보다는 직설적인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가식적인 것이 점점 안 먹힌다고 할까. 대중들도 워낙 정보가 많아 누군가가 돌려말할 경우에, 그 의중을 다 파악하고 있다. 저라는 사람이 그나마 대중이 원하는 질문들을 TV에서 거침없이 해 주지 않나. 흠이 좀 있는 사람이지만 꾸준히 찾아주시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직설적인 트렌드가 얼마나 갈 것이라 생각하나.
"2007년부터 방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토크쇼에서는 직설적인 흐름이 주류다. 물론 '힐링캠프'나 '땡큐'처럼 천천히 가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동시에 여러 이슈가 쏟아져나오는 복잡한 사회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 나중에 사회 분위기가 다시 바뀌면 그 분위기에 다시 맞추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화신'서 신동엽과의 호흡은 어떤가.
"신동엽씨와는 예전부터 여러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사실 신동엽씨가 토크 중 에너지를 확 불어넣는 스타일은 아니다. 조곤조곤 말하다가 뒷부분에서 빵 터뜨리는 다소 변칙적인 토크를 구사한다. 이에 비해 제 역할은 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 넣는 것이다. 예능계에 두 계파가 있다. 한 쪽은 유재석·강호동씨처럼 '오래 할 수록 결과가 잘 나온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그 반대파로 이경규 선배와 그 계승자인 제가 있다. 치열하고 짧게 가는 스타일이 좋다. '화신'에서 다른 사람 말도 좀 자르고 게스트의 빈틈을 파고들며 시끄럽게 만드는 것이 제 역할이다."
-앞으로 개척하고 싶은 토크 분야는.
"스스로 자신있고, 항상 하고 싶었던 것이 '썰전'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앞으로는 음악이나 정치 외 다른 분야를 다룰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최근 '남자의 그 물건'을 진행하면서 스스로 적응력이 좋아졌다고 느꼈다. 생활용품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 프로그램이었는데도 이훈·이상민씨와 나름 괜찮게 호흡을 맞췄다고 자평한다. 앞으로는 스포츠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진행해보고 싶다. 평소 메이저리그 야구나 골프 같은 스포츠를 좋아하기 때문에 좋은 시도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