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년차 배우 사희(30)에게 대표작이 생겼다. JTBC 일일극 '가시꽃'에서 질투심과 소유욕에 불타는 재벌가 딸 강지민을 연기하며 장신영과 대립한다. 사희는 극중 장신영의 남자친구 최우석을 빼앗고 장신영과 그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가 되받는 인물. 2003년 전국춘향선발대회에서 '미'로 선발된 뒤 꾸준히 10년간 연기해 온 사희는 "가장 만족스러운 작품을 하고 있다. 넘치는 의욕이 화면에 보일까봐 걱정"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상대역 장신영도 미스 춘향 출신이더라. 신기한 인연이다.
"(장)신영이는 2001년 '현' 출신이고 나는 2003년 '미'다. 같은 대회 출신이어도 마주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드디어 만났다. 초면에 서로 어색할 때 내가 먼저 같은 대회 출신이란 얘길 꺼냈다. 신영이가 반가워하면서 '나보다 좋은 상 받았네'하고 얘기하더라. 그러면서 친해졌다. "
-출연진끼리 사이가 좋다고 소문났던데.
"나랑 신영이, (강)경준이 동갑이다. (이)원석은 우리보다 1살, (정)지윤은 4살 어리다. 다들 나이가 비슷해서 단체 카카오톡으로 수다도 많이 떨고 계도 한다. 한달에 한 번씩 회비를 걷어 MT도 간다. 얼마 전에는 강화도로 가 요리도 해먹고 술도 마시고 놀다왔다. 대화도 많이 하고 작품에 대한 의견 교환도 자주한다. 덕분에 호흡도 잘 맞고 촬영장 분위기도 좋다."
-'가시꽃'은 복수극이다. 서로 친하면 악역 몰입도가 떨어지지 않나.
"불편한 게 없어서 연기하기 편하다. 신영이랑 붙는 장면이 많은데 호흡이 척척 들어맞는다. 신영이가 순간 집중력이 뛰어나서 나도 덩달아 집중력이 생기는 것 같다. 나이는 같지만 연기자로서 정말 훌륭한 선배다."
-장신영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유독 많던데.
"차라리 맞는 게 마음 편할 거다. 얼마 전에 뺨 때리는 걸 또 찍었다. 촬영 전에 신영이가 '야, 우리 한방에 가자!'라고 해서 있는 힘껏 때렸다. 내 손이 워낙 매운데 힘을 더 줬더니 스태프가 놀랄 정도로 '짝' 소리가 났다. 신영이는 너무 아팠는지 실소를 짓더라. 결국 NG가 나서 또 한 번 찍었다. 얼굴에 내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게 나있어서 진짜 미안했다."
-강지민은 너무 지나치게 악하게 그려진다.
"욕심 때문인 것 같다. 지민이는 부잣집 딸이라 원하는 모든 걸 손에 넣으며 자랐다. 그래서 갖지 못하는 게 생기면 펄쩍 뛰고 안절부절 못한다. 남편 재준(최우석)도 그렇고 지민이를 오랫동안 짝사랑한 서원(이원석)도 제니퍼(장신영)에게 호감을 보이니까 불같이 질투하는 거다. 겉보기엔 강해보여도 속은 여린 인물이 지민인 것 같다. 남들 앞에서 괜찮은 척 하는 모습이 나와 비슷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배우의 꿈을 접고 싶을 때는 없었나.
"20대 초반쯤 여러가지 일이 겹쳐서 2년을 쉰 적이 있다. 혼자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내 선택이 맞는 지를 고민했다. 많이 방황했지만 옆에서 나를 다독여주는 가족들과 지인들 덕분에 힘든 시간을 잘 견뎠다. 되돌아보면 결코 헛된 시간들이 아니었던 것 같다. 나를 좀 더 단단하게 만들어줬고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해준 소중한 시간들이다."
-연애는 하고 있나.
"지금은 솔로다. 예전엔 마음에 둔 사람이 있어도 티를 잘 못냈다. 이젠 감정에 솔직해 지고 싶고,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나면 대담하게 표현할 거다. 근데 요즘엔 연애보다 연기에 꽂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