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딜 20일 주요 방송사와 금융기관의 사내 전산망이 마비됐다. 일찍이 없었던 강력한 대규모의 사이버테러에 온 국민이 큰 피해를 입었다. 나는 이미 일주일 전 이번 공격을 예상하고 인터뷰를 한 바 있었다.
3월 13일,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군사 도발의 형태로 전자기파(EMP) 폭탄을 이용한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 밝혔다. EMP 폭탄은 강력한 전자기파를 이용해 특정 지역의 전력과 통신망, 전자기기를 마비시키는 무기다.
30㎞이상 상공에서 폭발해 강력한 전자기파가 지상으로 전파되면 공격목표지역의 GPS 수신과 전자기 장비 작동을 마비시키고 전력공급의 차단을 일으켜 식수, 금융, 교통, 병원, 에너지 생산기관, 냉장 체계 등이 먹통이 된다. 이번 사이버테러 역시 전자기파(EMP) 폭탄 공격의 일환이라 하겠다.
문제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 도발의 명분을 축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마저 등을 돌리자 더욱 더 도발에 열중하고 있다. 어쩌면 국지전 도발이 전면전 도발이 될 수도 있다.
이제 사이버 테러가 아니라 사이버 전쟁이라 함이 맞다. 또한 인터넷 보안이 아니라 인터넷 안보라 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의 공격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마치 임진왜란 전쟁 직전 율곡 이이 선생이 ‘십만 양병설’을 주장했을 때 조정에서 이를 묵살했을 때와 흡사한 분위기다.
당시 율곡 선생은 일본 내 춘추전국시대가 종결되면 일본을 통일시킨 무사는 자국 내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분명 조선을 침공할 것이라 주장했다. 이를 위해 십만 대군을 양성해 일본의 침략에 대비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율곡 선생의 주장은 반대파인 동인 뿐 아니라 서인조차도 호응하지 않았다. 상상력이 과하고 걱정이 지나치게 많으며 왕을 현혹시키려는 주장이라며 인신공격까지 당할 정도였다.
대한민국은 알려지다시피 모든 시스템이 IT화 되어 있다. 방송국, 금융권 뿐 아니라 국가 안보에 직결된 군사 분야도 IT에 의존하고 있다. 이쯤 되면 IT 보안이 굉장히 철저해야 하지만 이번 사이버 테러를 통해 알려졌다시피 허술하기 짝이 없다. 이를 북한이 모를 리 없다.
현재 북한은 정규 해커가 3000명 수준으로 추측된다. 비정규 해커들은 3만 명에 육박한다. 중국은 비공식적으로 무려 백만 명의 해커를 양성하고 있으며 미국은 고위 장성들을 주축으로 십만 명 이상의 해커들을 관리하고 있다. 내가 알기로는 한국은 사이버 전쟁에 임할 수 있는 화이트 해커들이 고작 수백 명 수준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이번 사이버 공격을 기점으로 하루빨리 화이트 해커들을 양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사이버 통신을 전쟁 안보 개념으로 일원화해서 청와대 차원에서 관리하는 특단의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사이버 안보는 기업 차원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국가에서 직접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적국의 공격으로부터 나라를 안전하게 방어할 수 있다.
삼국을 통일한 선덕여왕은 임진년에 여왕으로 즉위했다. 박대통령은 임진년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1592년 임진년에는 임진왜란이 벌어졌고 6.25전쟁 중인 1952년 임진년에는 중공군이 개입해 전쟁 판도를 바꿔놓기도 했다. 임진년의 기운을 안고 시시각각 다가오는 전운을 막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의 전쟁 가능성에 철통같이 대비해야 한다.
(hooam.com/ 인터넷신문 whoi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