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기상청은 지난 21일 허권 KIA 홍보팀 차장을 일일 강사로 초빙했다. 입사 14년차 베테랑 프런트인 허 차장은 기상청 직원들에게 '프로야구와 날씨'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프로야구는 기상에 예민한 스포츠다. 작은 날씨 변화에도 선수들의 경기력은 물론 마케팅에도 영향을 받는다. 허 차장은 "공교롭게도 프로야구 역사상 첫 강설취소(2010년 4월14일 두산전)도 광주구장 경기였다. 우리 팀은 날씨와 사연이 깊은 구단이다"며 "야구는 멘탈과 밀접한 스포츠다. 궂은 날씨 때문에 선수들이 다치면 경기력에 연결되고, 연승이나 연패 중이던 팀이 경기 취소로 반전의 계기를 맞기도 한다. 관중 증감과 각종 선수단 유지 비용 등 구단 마케팅 측면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강의 반응이 뜨거웠다. 목포와 전주, 여수 등지에서 모인 기상인들이 그간 몰랐던 스포츠 현장 이야기를 알게 됐다. 원효성 광주지방기상청 주무관은 "그동안 직원들이 '프로야구 우천취소'는 알았지만, 그 속에 마케팅이나 경기력과 관련한 다양한 일화가 있는 줄은 몰랐다"며 "기상청 안에서만 있느라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을 기회가 적었다. 허 차장의 강연은 프로야구와 날씨의 밀접한 관계, 기상예보관들의 책임을 다시금 새기기 위해 마련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고,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광주지방기상청은 KIA와 협의해 프로야구 팬을 위한 맞춤식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원 주무관은 "광주시민들께 맞춤형 기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기상과 스포츠를 접목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당장 오는 30일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홈페이지에 KIA의 홈구장인 무등경기장 기상 정보를 제공한다. 메인 화면에 배너를 열어 실시간 날씨 등을 함께 올린다"고 전했다.
KIA는 날씨와 관련한 팬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허 차장은 "실시간 기상 정보와 생활지수를 미리 팬들께 알리는 마케팅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날씨 전망에 따라 여벌 옷이나 담요를 갖고 오실 수 있도록 공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