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축구 하고 싶지 않다."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 서정원(43) 감독이 '공격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서 감독은 19일 화성시 반월동 수원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수비 축구는 하고 싶지 않다. 공격적인 축구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공격수 출신인 서 감독은 현역 시절 수원에서 6시즌동안 143경기에 출전해 36골을 기록했다. 빠른 스피드로 골문 앞까지 질주해 골을 넣는 모습은 일품이었다.
서 감독은 수원 선수들에게도 공격 DNA를 심어줬다. 그는 "투톱을 쓸 예정"이라며 "수비에서도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선수로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 감독이 공격 축구를 천명한 데에는 그만큼 공격 능력이 있는 자원이 많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영입해온 자이니치 정대세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수비수지만 공격 성향이 강한 홍철, 최재수, 이종민, 홍순학 등도 있다.
수원 선수들은 해외 전지훈련동안 서 감독의 공격 축구를 체득했다. 서 감독은 "일본 전지훈련 2주동안 일본 팀들과 6경기를 가졌다"며 "여기서 선수들이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수원은 일본 J리그 팀들과의 경기에서 정대세가 4골을 터뜨렸고, 서정진, 핑팡 조동건이 각각 3골을 터뜨리며 공격 축구 신호탄을 쐈다.
그러나 공격 축구가 능사는 아니다. 공격에 치중하게 되면 자연스레 수비가 허술해질 수 있다. 서 감독도 "수비가 안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실제로 전지훈련 경기에서 실점을 많이 하기도 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내 "단점은 충분히 가다듬을 수 있다. 선수들과 비디오 분석을 하며 안 좋았던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해도 막상 시즌에 돌입하면 여러가지 문제점이 나온다"며 "계속 고쳐나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온갖 스트레스를 달고 산다는 프로축구 감독 첫 해이지만, 서 감독은 전혀 초조한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그는 "시즌이 빨리 시작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서 감독은 "경험이 없어서 그런가보다 라는 소리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준비가 잘 되면 자신감이 많아진다. 우리 선수들은 동계 훈련에서 열심히 했다. 그만큼 준비했는데 뭐가 무섭겠나"라며 이번 시즌 자신감을 보였다. 초보 감독이 새 시즌 어떤 결과를 보여줄 지 기대된다.
화성=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