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마로 군림했던 동반의강자가 17일 은퇴식을 갖고, 제주 녹원목장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다소 갑작스러운 은퇴 소식은 녹원목장 측이 혈통 보존을 위해 조기 은퇴를 종용한 때문이다. ‘동반의강자’는 올해 교배 시즌부터 씨수말로 활동할 계획이다. 소속조 김양선 조교사는 “평생에 이런 명마를 만나기란 절대 쉽지 않다”며 “현역 경주마들과의 경쟁해도 손색이 없지만 파격적인 제안이 들어와 구자선 마주와 의논해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제주도에 위치한 녹원목장은 2008년 설립 이후 뛰어난 국산경주마 생산을 위해 마련된 경주마 전초 기지다. 미국에서 G1 경주 우승을 거둔 ‘게임온두드’의 모마 ‘월들리 플레저’와 일본 G1 경주만 무려 7번 우승한 ‘어드마이어돈’ 등을 도입해 주목받았다. 녹원목장은 ‘동반의강자’가 현역 경주마 출신 첫 씨수말인 만큼 파격적인 대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반의강자’는 지난 7년 동안 서울경마공원을 대표한 최고의 경주마다. 2007년 데뷔한 ‘동반의강자’는 통산 35전 20승을 거뒀고 1위와 2위를 달성하는 기록인 복승률은 77.1%에 달한다. 데뷔 이듬해인 2008년 그랑프리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첫 그랑프리 우승을 시작으로 연승행진을 이어갔고 그랑프리 2연패를 달성했다. 상금만 14억4000만원을 벌어들였다.
‘동반의강자’는 2007년 미국 오칼라 경매를 통해서 국내에 도입됐다. 처음부터 뛰어난 성적은 거둔 것은 아니었다. 중장거리에 강한 혈통적 특징으로 인해 1400m로 치른 데뷔전에서 4위를 했다. 두 번째는 거리를 더 늘려 1700m에 도전해 우승을 차지했지만, 곧바로 1000m 도전에서 3위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3세 중반을 지나 힘이 차기 시작하며 괴물의 본성을 서서히 들어내기 시작했다. 3세이던 2008년 10월에 1군 경주 첫승을 올린 후 18개월 동안 패배를 모르며 그랑프리 2연패를 포함 12연승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그랑프리 2연패의 기록을 달성한 경주마는 단 3두밖에 없다. 지난 1985~1986년의 ‘포경선’과 1990~1991 ‘가속도’, 2008~2009 ’동반의강자’가 유일하다. 현재 한국경마에서는 마사회 씨수말에 대한 높은 기대치가 높아 민간 씨수말 중 성공한 사례는 ‘크릭캣(폐사)’이 유일하다. 한지만, 전문가들은 ‘동반의강자’의 씨수말로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은퇴식은 17일 오후 3시에 예정된 제7경주 종료 후 경주마 최고 등급인 천마급으로 시행된다. 구자선 마주, 김양선 조교사에게 공로패 수여 후 ’동반의강자‘의 마지막 힘찬 질주로 마무리된다. 또 이 날 행사에는 경마팬이 ’동반의강자‘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