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6·삼성)은 지난 여름 "(몇 십 년 뒤에) 지팡이 들고 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당시에는 대구 야구장 신축이 답보 상태였다. 매사 신중한 이승엽도 지지부진한 야구장 신축에 쓴소리를 했다.
마침내 대구에 새 야구장이 들어선다. 대구시는 27일 오후 수성구 연호동 대공원역 인근의 야구장 부지에서 기공식을 개최했다. 삼성 라이온즈 관계자와 선수들이 기공식에 참여해 축하 인사를 전했다. 대구시의 목표는 2016년 시즌을 새 야구장에서 치르는 것이다.
대구야구장은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 인근 15만1500㎡ 부지에 총사업비 1666억원을 투입해 2만4000석 규모의 개방형 야구장으로 건립된다. 대구시는 야구장 신축을 위해 지난해 2월 건립계획을 공식 발표한 후 국토해양부로부터 개발제한구역 해제 결정, 도시계획시설 결정 등 사전행정절차를 마무리했다. 이어 기본설계서 및 입찰서를 최종 평가해 11월 말 (주)대우건설컨소시엄을 실시설계 최종 사업자로 선정했다.
대구시는 "Professional(전문성), Different(차별성), Eco Park(친환경성) 조성에 중점을 두고 새 야구장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야구장을 건립하겠다는 뜻이다. 대우건설은 미국 메이저리그 구장을 돌아보며 관객이 선수들과 가까이서 경기를 지켜볼 수 있는 밀착형 스탠드 조성을 계획했다. 또한 기존 국내구장과 차별화되는 다양한 이벤트석을 마련할 예정이다.
원형 혹은 타원형에서 벗어나 팔각 다이아몬드형으로 디자인한 구장 외형도 눈길을 끈다. 대구시는 이에 대해 "원형 구장에 비해 관람객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의 여유가 있다. 시야가 넓게 확보돼 경기를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내야의 다이아몬드 모양과 구장 전체가 통일성을 이뤄 외관이 아름답다"고 설명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이번 기공식은 대구야구장의 역사를 새롭게 하는 출발점이다. 대구시민들의 열망과 염원을 담아 설계 시점부터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시민들을 위한 쾌적한 관람환경을 조성하고, 가족단위 시민들이 쉴 수 있는 '녹색 야구공원'으로 조성해 대구의 랜드마크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