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선장이 돌아왔다. 여러가지 문제들을 잔뜩 쌓아둔 채 망연자실하던 선원들도 활기를 되찾은 분위기다. 망망대해 위에서의 표류를 멈추고 다시 항해를 준비 중인 '경남 FC호' 이야기다.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전국민의 눈과 귀가 집중된 지난 19일, 경남 구단 관계자들은 또 다른 선거에 주목했다. 함께 치러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였다.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와 권영길 무소속 후보간 양자대결로 열린 선거의 결과는 홍 후보의 승리였다. 119만1904표를 얻어 62.91%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됐다. 홍 당선자는 경남 도지사직과 함께 경남 구단주직에도 올랐다.
경남 구단 관계자들은 홍준표 구단주 반기고 있다. 홍 당선자는 대한태권도협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스포츠 분야에 대해 관심이 남다르다. 선거 유세 중 바쁜 시간을 쪼개 '경남 FC 정상화 방안'을 미리 준비해 공표할 정도로 경남 구단에 대한 관심도 높다.
구단 관계자들은 새 구단주가 '급한 불'부터 꺼주길 기대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불은 자유계약(FA)예정 선수들의 재계약 문제다. 6월 이후 '멈춤' 상태로 되어 있는 FA선수들과의 협상이 시급하다. 특히나 프랜차이즈 스타 김병지, 왼쪽 수비수 이재명 등은 내년 시즌 1부리그 잔류를 위해 반드시 붙잡아야 할 선수들이지만 그간 최종결정권자인 도지사의 부재 탓에 협상 테이블에 앉아보지도 못했다. 두 선수 모두 이달 31일까지 재계약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자유의 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진한 감독의 재신임 여부 또한 주요 선결과제다. 최 감독은 올 시즌 경남을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게 그룹A에 올려놓았고, FA컵 준우승을 이끌며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꾸준히 경질설에 시달리고 있다. 최 감독의 재계약 여부가 결정되어야 코칭스태프도 구성할 수 있다. 최근 이병근 수석코치가 수원으로 떠나 코치진 보강도 필요하다.
재정 지원도 절실하다. 올해 경남은 메인 스폰서십을 맡고 있는 STX그룹의 재정난으로 인해 함께 어려움을 겪었다. 자본금이 모두 잠식돼 시즌 도중 구단 직원들의 연봉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재정이 확충되지 않으면 선수단 운영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전력보강 여부도 불투명해진다. 박문출 경남 홍보팀장은 "신임 구단주가 업무를 파악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가급적 연내에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