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명의 '아나테이너'가 대중과 방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큰 키에 깔끔하면서도 귀염성 있는 외모. 넘치는 순발력과 재치를 발휘하면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JTBC 아나운서 장성규(29)가 그 주인공. 장성규 아나운서는 앞서 MBC의 아나운서 오디션 프로그램 '신입사원'에서 최종 5인까지 살아남았던 화제의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JTBC 개국과 함께 특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연예특종' '미각스캔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어 시사이슈를 소재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는 예능프로그램 '김국진의 현장박치기'에 투입되면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잠입취재부터 인터뷰, 또 스튜디오 진행까지 1인 다역을 해내면서 넘치는 끼를 쏟아내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장을 돌아다니고 스튜디오 분량까지 소화하느라 힘들 것 같다.
"녹화만 일주일에 4일 정도 이뤄진다. 물론, 몸은 힘들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정말 즐겁다. 오히려 촬영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번주에는 방송이 잘 나오겠다'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30시간 촬영하고 1분만 방송된 적도 있다. 하지만 그 분량이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잘라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한창 뛰어다니며 많은 걸 경험해야할 나이라 어떤 고생도 즐겁게 받아들일 각오가 돼 있다."
-'현장박치기'와 함께 장성규의 인기도 올라가고 있다.
"'신입사원'에 참가자로 나간후 두 개 포털사이트에 하나씩 팬카페가 개설됐다. 뭔가 '보여줄 놈'이라 생각했나보다. 그러더니 지난 여름까지는 무서운 속도로 회원들이 줄어들더라. 지금은 '현장박치기'가 반응을 얻기 시작하면서 다시 회원수가 늘고 있다. 트위터와 미니홈피에 찾아와 말을 걸어오는 분들도 부쩍 많아졌다. 길거리에서도 사람들이 알아보기 시작했다."
-''신입사원' 출신 장성규'라 불렸는데 이젠 수식어가 바뀌었다.
"맞다. 불과 몇 달전까지만 해도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은 ''신입사원'에 나왔던 걔'라고 불렀다. 그런데 요즘엔 나를 보고 '현장박치기'와 JTBC를 떠올린다. 개인적으로 가장 멋진 성과다."
-처음부터 '예능형 아나운서'를 지향했던 것 같다.
"예능MC가 되고 싶었다. 입사초기 회사에서도 '예능에서 주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막상 입사해보니 말처럼 쉽진 않더라. 일단 예능국에서는 내 존재를 아예 모르고 있더라. 김구라 선배가 진행한 '아이돌 시사회'의 보조 MC 자리가 비어 제작진 앞에 면접을 보러 갔다가 불합격 통보를 받고 실망한 적도 있다."
-'현장박치기'에 적응하는게 쉽진 않았을 것 같다.
"운좋게 프로그램에 투입됐는데 내가 조금만 잘못하면 바로 하차시킬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온갖 준비를 다하고 첫 녹화에 들어갔는데 열정이 과했는지 오버액션을 심하게 보여줬다. 제작진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라. 아나운서의 톤을 유지하면서 재치를 발휘해주길 바랐던거다. 결국 재녹화를 했다. 정말 불안한 출발이었다."
-김국진과 비슷한 비중의 역할을 하게 된 건 언제부터인가.
"첫방송에서 내 분량은 약 5분 정도만 전파를 탔다. 그런데, 다행하게도 그 방송을 보고 '조금만 더 지켜보자'라는 반응이 나왔다더라. 결국 5회를 넘기면서부터 확실한 고정 출연자가 됐다. 말도 못할 정도로 기뻤다."
-김국진의 반응은 어땠나.
"웃으며 받아들였지만 속으로는 자존심이 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듣도보도 못한 어린애와 방송을 하라니 걱정도 컸을거다. 내심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어 먼저 다가가 머리를 숙였다. 그런데 막상 국진 선배는 '내가 중심을 잡아줄테니 마음대로 뛰어놀아'라며 힘을 실어주시더라. 까마득한 후배인데도 '동료'로 인정해주셨다. 방송계 주위 반응까지 전해주시며 용기를 불어넣어주신다."
-'연예특종'의 MC 박수홍과도 절친이라던데.
"'세 남자의 선택'이란 프로그램을 같이 하면서 많이 친해졌다. 수홍 선배가 '이렇게 빨리 내 사람이 된 건 참 드문 케이스'라면서도 거리낌없이 나를 받아주셨다. '현장박치기'에 투입됐을 때도 수홍 선배께 먼저 알리고 조언을 구했다. 김국진 선배를 '존경하는 형'이라면서 '내 이름 팔아서 빨리 친해져'라고 말씀해주셨다."
-JTBC에 들어와 다양한 기회를 잡게 된 것 같다.
"이제 입사 1년을 넘긴 '초짜 아나운서'가 이렇게 많은 경험을 하게 된 것도 큰 행운이라 생각한다. 뉴스부터 교양, 또 다양한 톤의 더빙까지 여러 방면에서 경험을 쌓고 내가 원하는 예능까지 하게 됐다. 기회를 준 회사에 그저 감사한 마음 뿐이다."
-소개팅이나 맞선 자리도 많이 들어올텐데.
"사실 엄청 들어온다. 얼마전에는 한 선배가 '재벌2세'라면서 소개를 자처했다. 굉장한 미모의 여성도 있었다. 그런데 만남이 성사된 적은 없다. 거짓말 안하고 아나운서 되고 소개팅을 단 한번도 못 해봤다. 아직 다른 데에 한눈 팔 여유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