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K-리그 정상에 오른 서울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42라운드에서 2위 전북 현대을 상대로 몰리나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열린 우승 시상식에서 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되찾은 서울은 다채로운 볼거리로 홈팬들을 즐겁게 했다. "깜짝 세리머니를 선사하겠다"고 말한 최용수 서울 감독은 말을 타고 등장하는 이벤트를 연출했다.
◇ 몰리나의 시저스킥
몰리나는 최근 화제가 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PSG)의 시저스킥 못지 않은 멋진 킥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전반 15분 고명진이 전북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페널티박스 한가운데 있던 몰리나는 공중으로 솟구쳐올라 왼발 시저스킥으로 때렸다. 전북 골키퍼 최은성은 꼼짝하지 못했고, 바운드 된 공은 왼쪽 골대를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서울 선수들은 몰리나를 중심으로 환호한 후 일제히 서울 골대 쪽으로 달려갔다. 벤치에 있던 하대성 등 대기 선수들도 점퍼를 벗고 그라운드로 몰려들어갔다. 선수들은 마치 수학여행 단체사진처럼 포즈를 잡고 즐거워했다.
◇ 서울 스타일
경기 후 시상식은 말 그대로 잔칫집이었다. 우승 주역들인 서울 선수단은 응원단장의 소개에 맞춰 주장 하대성을 시작으로 한 명씩 차례로 입장했다. 김용대, 정조국, 최태욱, 현영민, 아디, 몰리나 등은 가족들의 손을 잡고 들어섰다. 하대성, 김주영 등은 부모와 함께 입장했다. 이어 최용수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허창수 FC서울 구단주, 정몽규 프로축구연맹 총재,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으로부터 우승 메달을 건네받았다. 하대성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자 챔피언 노래가 흘러나왔고 화려한 축포와 꽃가루가 휘날렸다.
시상식 후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서 선수단 전체가 말춤을 췄다. 하대성, 아디, 정조국, 고명진, 몰리나, 데얀 등은 응원단장의 호명으로 한 명씩 가운데로 나와 흥겨운 말춤을 선사했다.
◇ 말타고 등장한 최용수 감독
최용수 감독은 선수들로부터 샴페인 세례를 받고 양복이 흠뻑 젖었다. 선수들이 흥겹게 말춤을 출 때 최 감독은 슬쩍 자리를 빠져나갔다. 5분여 후 최 감독은 말을 타고 깜짝 등장했다. 왼손으로 고삐를 잡고, 오른손으로 빨간 넥타이를 흔들면서 서울 서포터즈석 앞으로 행진했다. 샴페인을 맞은 말이 놀라 뒷걸음치는 바람에 자칫 낙마할 뻔 하기도 했다. 최용수 감독은 "두세달 전에 준비했다. 태어나서 처음 말을 타봤다"며 "조금 두려웠고, 말이 놀라서 신변에 위협도 느꼈다"고 웃으며 말했다.